산부인과 내홍 중재 나섰지만 오히려 갈등만 더 키웠나
의협, 설문조사 방식·시기 놓고 갑론을박···'유관단체 모두 합의한 조사'
2018.10.25 10:3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분열된 산부인과의사회의 통합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갈등만 부추기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협이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주장에 힘을 실어 눈길을 끈다.
 

의사협회는 지난 11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통합 관련 설문조사 홍보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후 두 단체에서 회원 25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상자 2587명의 51%인 1327명이 참여했다.

(직선제)산의회는 응답자 중 98%가 두 산부인과 통합에 찬성했고, 97%는 직선제 선거에 의한 회장 선출을 희망했다는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응답자의 98%는 두 산부인과 의사단체가 통합되길 원했고 97%는 직선제 선거에 의한 회장 선출에 찬성했다. 회장 선출 시기로는 61%의 응답자가 2018년 하반기(7월~12월)가 가장 적합하다고 답했다.


뒤를 이어 ‘2019년 상반기(1월~6월)’가 31%, ‘없음’ 3%, ‘2019년 하반기(7월~12월)’ 순이었다.


(직선제)산의회는 "회원들의 준엄한 명령이고 당연히 승복할 결과"라며 "대한의사협회는 민의를 존중해 즉각 중립적인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장선거를 집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의협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는 일방성과 편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산의회 이충훈 회장은 문항 내용 등 설문조사의 설계방식을 문제 삼았다.
 

이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해진 답을 내기 위해 시행된 설문조사다. 내용이 아주 초보적이며 설계가 잘못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직선제)산의회와 의협 간에 사전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시행 기간에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사 시행 전날인 10월 14일 (직선제)산의회가 학술대회를 개최했기 때문에 회원들에게 원하는 응답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는 주장이다. 산의회는 이달 7일에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충훈 회장은 “7일 산의회가 학술대회를 개최했을 때는 설문조사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며 “설문조사 실시 전날인 14일 (직선제)산의회 학술대회에서 회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홍보하고 원하는 답을 유도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산의회 자체적으로 2020년부터는 직선제로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정관개정을 하는데 이는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산의회는 2020년부터 직선제로 회장선출을 할 예정인데 설문조사에서 선출시기에 2020년은 없다”며 “올해 안에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선거 공고, 후보 출마 과정을 두 달 안에 마쳐야 하는데 이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산의회 주장에 대해 (직선제)산의회도 맞받아쳤다.

(직선제)산의회 김동석 회장은 “해당 설문조사는 (직선제)산의회가 요구한 게 아니다”며 “산부인과학회가 통합을 위해 함께 논의했고 의협에서 실시한 것이다. 산하단체가 의협과 학회를 부정해선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학술대회로 회원들에게 홍보했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오히려 (직선제)산의회는 하루라도 빨리 설문조사가 시행되길 요구했는데 의협에서 토의, 의결을 거치면서 기일이 늦춰졌다. 설문조사는 선거를 해달라는 득표운동이 아니다. 회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라고 덧붙였다.


산의회가 2020년부터 직선제로 회장을 선출한다는 정관개정과 관련해서는 “민심을 따라야지 정관을 논할 게 아니다”며 “의사회의 주인은 회원이지 몇 사람이 아니다. 2020년에 투표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나. 또 정관을 바꿀 것이다. 의료계는 더 이상 산의회에 속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의협 “합의된 설문조사”

설문조사를 주최한 의협은 (직선제)산의회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의협 정성균 대변인은 “(직선제)산의회의 주장대로 최대집 회장과 산부인과의사회, 산의회, (직선제)산의회 등 4개 단체가 논의한 끝에 설문조사가 시행됐다”며 “내부 논의 과정에서 시일이 걸리는 바람에 날짜가 늦춰졌다. 의도됐던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직선제)산의회와 의협의 논의로 설문조사가 실시돼 설계방식과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한 산의회의 주장을 뒤엎는 발언이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향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위해 유관단체들과 논의를 거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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