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자주 붓고 빠지지 않으면 림프부종 의심'
우경제 교수(이대목동병원 성형외과)
2018.12.10 08:18 댓글쓰기

오랜 시간 서서 활동하다 보면 다리가 붓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일이지만 유난히 한 쪽이 많이 붓고 쉽게 빠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팔이나 다리의 림프순환에 장애가 생겨 림프액이 정체되어 발생하는 ‘림프부종’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제 2의 혈관’이라고도 불리는 림프계는 혈관처럼 온몸에 퍼져 있는 체액 흐름의 연결망인데, 우리 몸의 노폐물과 단백질을 운반하고 체액의 순환을 돕고,면역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의 뇌막에 림프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2017년이 처음일 정도로 림프계는 아직 많은 부분이 알려져 있지 않은 신체의 영역이다.

팔과 다리의 림프액은 손과 발 끝에서부터 몸통을 향해서 흐르게 되는데, 이 때 림프액은 림프관을 통해서 흘러 가다가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 있는 림프절에 모였다가 몸통으로 들어가 혈액과 합쳐진다.

림프관이 고속도로라고 하면 림프절은 톨게이트라고 할 수 있다. 림프절은 림프액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균이 있는 경우 이를 인지하고 면역체계를 가동해 병원균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 등 악성 종양이 있는 경우에도 암 세포가 림프액을 따라 이 림프절에 암세포의 전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암 절제 수술을 하는 경우 이 림프절들을 함께 절제해야 한다. 최근에는 림프절에 암세포가 있는지 수술 중에 바로 확인을 해, 전이가 없는 경우 1-2 개의 림프절만 절제하고 대부분의 림프절을 보존한다.

그러나 림프절을 많이 절제 해야 하는 경우에는 수십 개 까지 절제 하게 되고 이런 경우 팔이나 다리의 림프액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없어지는 효과를 가져와 림프액의 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림프액이 팔, 다리에 정체돼 '림프부종'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림프절을 많이 절제할 수록 림프부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밖에 알려진 위험인자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경우, 비만의 경우 등이 있다. 그렇지만 아무 이유 없이 발상하는 일차성 림프부종도 있어서 부종이 발생하고 빠지지 않는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부종이 발생한 초반에는 팔 다리를  올리고 있거나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면 붓기가 빠진다. 림프부종 초기에 압박치료 위주의 재활 치료를 하면 부종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고 부종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초기에 압박치료, 마사지, 운동 등을 포함한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재활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는 경우 그대로 방치하면 림프부종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압박치료를 해도 빠지지 않는 2기, 피부까지 딱딱해지고 피하지방이 두꺼워져 팔과 다리가 코끼리 다리처럼 변하는 3기로 점차 진행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림프부종이 오래되면 점차 림프관이 좁아지고 최종적으로는 완전히 막혀서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팔이나 다리 전체에 봉와직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이 경우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전신 패혈증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어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봉와직염이 한 번 발생하면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많고 주기적으로 염증이 발생할 수 있어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된다. 이렇듯 림프부종은 단순히 팔 다리가 붓는 것이 아니라 만성적으로 점차 악화되는 난치성 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림프부종 원인은 우리나라에서는 암 수술이 가장 흔하고 다음으로 기생충 감염, 외상, 방사선 치료나 화상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림프부종은 일차성 림프부종이라고 부르며 선천성, 조발성 (14세 전후 발생), 완발성(35세 전후 발생) 림프부종이 있다.

모든 질병이 마찬가지이겠지만, 림프부종도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경우 치료 효과가 좋고 완치까지 가능하다. 림프부종의 진단을 위해서는 림프계의 문제 외에 혈관질환, 종양 등의 원인이 없는지 감별이 먼저 필요하다. 다른 원인이 없다면 림프부종을 의심하고 림프부종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여러가지 검사법이 있지만 최근에는 림프관을 직접 촬영하고 림프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림프관촬영술’이 개발돼 진단과 치료가 용이해졌다. 

림프관은 대부분 직경이 0.8 mm 미만으로 가늘고 투명하기 때문에 관찰이 어렵지만 림프관을 볼 수 있는 특수 카메라를 이용하면 림프관을 통한 림프액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촬영할 수 있고, 림프액이 흐르는 속도와 비정상적인 역류 정도를 측정해 림프계 기능을 평가 할 수 있다.

림프관 기능 평가 후 림프관 기능이 남아 있는 상태이면 ‘림프관-정맥 문합술’을 해서 림프액이 빠지는 길을 만들어 줄 수 있고, 이 수술로 호전이 없거나 림프관 기능이 많이 떨어진 경우에는 림프절 이식술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진단기술과 수술 발전으로 인해 림프부종의 조기 진단과 병기 평가 및 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