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심장기형술, 3D프린팅 첫 '신의료기술' 선정
윤태진·양동현·김남국 교수팀 개발, '수술 前 시뮬레이션 등 정확도 높여'
2019.01.15 12:1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수술 방법을 결정하기 힘든 복잡한 심장기형 환자의 심장과 똑같은 모형을 3D프린팅으로 제작하는 것이 국내 기술로 가능해졌다.  

서울아산병원 윤태진(소아심장외과)·양동현(영상의학과)·김남국(융합의학과) 교수팀은 환자의 실제 심장과 똑같은 크기와 구조로 만든 3D 프린팅 모형을 선천성 심장질환자의 수술 시뮬레이션에 활용, 정확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15일 밝혔다.
 

특히 이 기술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아 3D프린팅을 활용한 의료기술로는 처음으로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 최근 선정됐다.
 

선천성 심장기형은 두 가지 이상의 심장질환이 중복돼 있거나 신생아의 주먹만한 크기의 매우 작은 심장으로 인해 수술 전 CT 등의 검사를 통해 예상했던 구조와 다른 경우가 많아 수술이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신의료기술로 선정된 환자 맞춤형 3D심장기형모델을 활용하면 환자의 검사 영상자료를 이용해 환자 심장모형과 질환형태, 판막 위치 등을 고려, 실제와 거의 비슷한 3D모델을 설계할 수 있다.
 

이를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검토한 후 재료의 투명성, 색깔 및 실제 심장질감과 비슷한 연성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3D모형을 제작하면 외과 교수가 수술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수술에 들어가게 된다.
 

3D프린팅 심장기형질환 수술 시뮬레이션은 2013년 캐나다 토론토대학 어린이병원에서 개발, 활용돼왔다.

하지만 국내 기술의 한계로 윤태진 교수팀은 캐나다에 모형 제작을 의뢰해야 했고 모형 제작 시간이 한 달 이상 소요됐다.
 

연구팀은 "의료영상을 보고 심장과 판막, 혈관 등을 각각 구획화해서 3D프린팅 하는 기술은 영상의학과 의료진의 숙련된 지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외과의사가 집도할 부위를 정확히 파악해 3D로 설계해야 하는 등 여러 전문분야 의료진이 필요해 사실상 접근이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태진 교수는 2017년부터 양동현 교수, 김남국 교수와 협업을 시작했고, 병원 내에서 모든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3D 소아심장기형 모델의 국내 자체 제작을 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윤태진 교수팀은 임상시험 허가를 받아 2017년부터 2018년 10월까지 환자 37명의 3D심장모형을 제작해 수술을 진행했다.
 
환자 심장 어느 부분에 기형이 있는지, 어떤 수술을 하게 될 지를 실제 심장과 똑같은 모형으로 확인한 후 수술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술 중 계획이 변경되지 않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는 게 윤 교수팀의 설명이다.
 

특히 양심실 교정이 어려워 단심실 교정 수술법을 예상했던 복잡 심장기형 환자들 중 일부는 3D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양심실 교정 치료가 가능했다. 

최근 미국심장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보고되는 등 3D 심장기형모델 수술 시뮬레이션의 의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윤태진 교수는 "3D프린팅 심장기형질환 수술 시뮬레이션 기술의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복잡한 심장기형을 가지고 있는 소아환자들에게 폭넓게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남국 교수는 "이번 의료기술은 외과와 영상의학과, 융합의학과가 협업해 이룬 성과"라며 "앞으로 다양한 소아심장기형 분류별 표준모델을 확립해 설계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서 활용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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