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협상 중단' 선언···의정 관계 다시 악화
의협 상임이사회 의결, 회원 설문조사 계획 속 '일방 결정 불통(不通)' 지적
2019.02.13 12:1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대정부 협상을 전면 중단하고 투쟁 태세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의협은 13일 상임이사회를 개최하고 향후 대정부 협상을 전면 중단하기로 의결했다. 지난 9일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 집단행동 로드맵을 밝힌 데 이어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현재 의협은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의정협의체, 안전진료TFT 회의, 의한정협의체 등에 참석하고 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대정부 협상을 전면 중단하는 것으로 상임이사회에서 의결했다‘며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 발표한 것대로 이미 계획은 나와 있었고 이번에 의결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상임이사회를 통해 대회원 설문조사도 진행키로 결정했다. 정관상 회원 투표는 없지만 설문조사 문항을 만들어 집단행동에 대한 의견을 묻겠다는 것이다.
 

앞서 의협은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 오는 4월 이전까지 집단행동에 돌입하는 투쟁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박종혁 대변인은 “집단행동은 단순히 의료계의 집회와는 그 무게감이 다르다”며 “정부의 정책 변경이 절실한 만큼 설문조사 문항을 진지하게 논의해 결정하고 한 단계 한 단계 회원의 뜻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에 결정해놓고 통보하나” 불만도 제기
 

이러한 의협의 투쟁으로의 전환에 대한 절차적인 문제도 지적됐다. 의협 최대집 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협상에서 투쟁 태세로 전환을 먼저 언급해놓고 시도의사회장단에 통보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에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는 “회장이 내부적 결정을 하기도 전에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맞나”라며 “이런 회무가 앞으로도 계속되면 따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의협이 사전에 다른 직역단체와 어떠한 논의도 없이 협상 중단 방침을 정하고, 일방적으로 통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협은 협상 중단 방침을 대외적으로 알리면서 대한의학회 및 각 학회와 시도의사회 등에 향후 정부와 진행하는 회의에 불참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사전에 어떤 논의도 없이 공문만 보낸 뒤 의견 수렴 없이 대정부 협상 중단을 의결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주장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이 공문을 통해 정부와의 회의에 불참하라는 뜻을 전달했지만 그 외에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며 “이미 SNS와 공문을 통해 통보를 해놓고 곧바로 의결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상임이사회 결정을 하기 전 직역단체장들도 만나보며 소통을 해야 했어야 한다”며 “설문조사도 시행한다고 하는데 일반회원의 정서가 어떨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도 “각과 회장이나 의학회도 있는데 소통을 먼저 했어야 하는 게 맞지 않았나 싶다”며 “그리고 투쟁에 돌입한다면 출구전략도 마련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향후 대회원 설문조사와 함께 대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집단행동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의료계 리더들은 이미 의협의 투쟁으로의 전환에 대해 많은 부분 알고 있었다. 이번 결정에는 시간적인 제약이라는 문제도 있었다”며 “앞으로 집단행동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대의원들과도 소통할 것이다. 특히 집단행동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임시대의원총회 개최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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