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여성전문 제일병원 '매각' 가능성
파빌리온자산운용사 인수 전망 높아, 병원부지 등 팔고 이전 예상
2019.06.08 05:45 댓글쓰기

회생 절차 중인 제일병원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내 1호 여성전문병원인 '제일병원'이 개원 56년 만에 매각된다. 새로운 인수자 등장으로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회생 절차 중인 제일병원이 파빌리온자산운용(옛 아시아자산운용)에 의해 인수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묵정동 병원 용지를 매각한 자금으로 채무를 변제하고 타 지역으로 병원을 이전할 계획이다.

그동안 제일병원 매각 과정은 험난했다. 제일병원의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을 훌쩍 넘고 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져 병원 매수 후보자조차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올해 초 배우 이영애 씨와 이기원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매각협상을 시도하다 물러선 것도 채무 규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 6월5일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제일병원 본입찰을 실시했다.

의료기관 컨설팅·의료기기 판매업체인 메디파트너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 전에 참여 의사를 내비쳤지만,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무산됐다.  

서울회생법원은 채권단 동의를 거쳐 우선매수권자인 파빌리온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매수권자계약에 따라 파빌리온자산운용은 공개입찰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없을 경우 매수권을 부여 받게 되기 때문이다.  


매수권을 받으면 파빌리온자산운용은 제일병원이 있는 서울 중구 묵정동 1-17 외 11개 필지와 제일병원 여성암센터 등 9개 건물을 약 13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부동산 인수 후 제일병원 용지와 건물 부지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병원은 부지를 매각한 대금으로 빚을 갚고 병원 이전에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병원 자산총액은 1258억원이며, 대출금과 미지급 급여, 회생 채권 등 채무 규모는 1336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부동산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가 ‘병원부지’로 허가를 내줬기 때문에 상업용지 등으로 용도 변경을 하지 못하면 부동산 개발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제일병원은 산부인과를 제외한 안과, 내과 등 일부 과만 외래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병원 내부에선 이번 인수전이 무리 없이 추진돼 병원이 하루빨리 정상 가동되길 바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여성전문병원이지만 간판 산부인과 교수들이 모두 타 병원으로 옮겨가면서 외래를 더 이상 받지 않고 있다"며 "대신 안과나 내과 등의 외래 진료는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수가 확정되더라도 병원 부지를 팔고 새로운 부지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까지는 지금처럼 병원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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