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병원 회생, 매각보다 의료재단과 분리 우선'
보건노조 “무리한 사업 확장이 파산 원인, 공공재 역할 회복' 주장
2019.06.11 05:4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경영난으로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제일병원의 시급한 문제는 경영재개를 위한 매각추진이 아니라 운영자인 제일의료재단과의 분리라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제일병원은 재단 측의 무리한 병원 증축으로 인한 사업손실로 결국 파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파산 이후에도 인수처를 찾지 못한 채 부동산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게 한 무능한 재단과의 분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2005년 이재곤 제일의료재단 이사장 취임 이후 2006년~2016년 사이 병원신축 사업이 무리하게 진행되며 불과 10년 사이 병원 총 부채는 327억원에서 1280억원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융대출은 53억 원에서 950억 원으로 18배 늘어나 병원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제일병원 노동자들은 마지막까지 병원을 살려보기 위해 임금반납, 임금삭감, 복지비용 축소, 희망퇴직 등 노력했지만 결국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며 “병원 경영진은 무능함을 인정하고 파산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회생절차 과정에서 재단이 병원 인수자 협상보다 부동산 매각에 집중하며 병원 정상화에 관심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병원 투자자 협상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협상과정에서 투자유치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노동조합에 임금삭감, 복지 축소 등에 동의까지 했지만 결국 병원 인수협상은 결렬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병원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한 투자처 모집과 협상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하지 않고 밀실 협상으로 진행되다 보니 구체적인 협상 조건이 무엇이었는지, 협상결렬의 쟁점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제일병원 임금 채권자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재단은 법원으로부터 매각 허가를 받은 후 지난 5월28일 제일병원 전체 부동산 매각공고를 냈다.
 

그러나 매각 공고 전 ‘GS 리테일 컨소시엄 부동산 펀드-파빌리온 자산 운용’과 1300억 원에 우선 매수권 계약을 한 상태로 지난 5일까지 부동산 매각 공고기간에 참여자가 없자 결국 파빌리온 자산운용이 제일병원 부동산 매각 관련 독점적인 협상권을 갖게 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제일병원 부동산 매각공고에 포함된 부동산의 40%는 이사장 형제들로 구성된 동삼기업이 20%, 이사장 모친과 친인척으로 구성된 제일기업이 20%다. 제일병원은 지난 30여 년 동안 제일병원 내 진료센터 건물을 이사장 일가가 부분적으로 소유하고 비영리법인 제일병원이 건물을 임대하는 형식으로 임대료를 지불해 왔다”고 폭로했다.
 

이어 “이번 부동산 매각과정에서 의료재단 부동산만이 아니라 이사장 일가 회사 소유부동산까지 일괄 매각했고 부지와 건물 매각 이후에는 상업용부지로 변경해서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제일병원 채무규모는 2018년 12월말 현재 1336억원(대출금 634억 원, 미지급 급여 등 공익적 채권 326억원, 회생채권 361억원)이다.
 

부동산이 이대로 매각된다면 매각대금은 1300억원으로, 이사장 일가 건물의 매각비용 약 300억원을 정산하고 남는 1000억원으로는 제일병원의 채무 변제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후 경기도 일대 분원 이전 비용은 아예 전무한 상황이라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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