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장 후보들 정견 발표 이어 '검증 보고서'
교수협의회, 정견 발표 후 서울대 총장 등 이사진에 제출…"조직원 정서 반영"
2022.07.25 05:11 댓글쓰기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들이 사상 첫 병원장 후보 검증을 넘어 각 후보에 대한 평가를 담은 별도 보고서를 이사진에게 전달할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투표권이 없는 현행 선출 방식은 존중하되 정견 발표를 토대로 후보들에 대한 조직원들의 정서나 분위기 정도는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보고서는 정견 발표 다음 날인 오는 8월 4일 서울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병원장 선출 의결권을 갖고 있는 이사진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특히 교수협의회는 임명권자인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의료 전반에 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대통령 주치의인 소화기내과 김주성 교수에게도 보고서를 전달키로 했다.


신임 병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에서부터 최종 임명까지 전과정에서 조직원들 정서를 반영시키겠다는 결연한 취지다.


물론 교수들마다 지지하는 후보가 다를 수 있는 만큼 해당 보고서에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비난 등 직접적인 언급은 담기지 않는다.


다만 보고서 곳곳에 암시적 표현을 통한 간접평가 형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행간을 읽어달라’라는 뜻의 영어표현 ‘between the lines’인 셈이다.


무엇보다 정견발표 불참자에 대해서는 교수들과의 첫 소통의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는 후보를  신임 수장으로 모시기 어렵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사할 예정이다.


정견 발표는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교수들이 보고서를 통해 불참자에 대한 나름의 패널티를 예고한 만큼 각 후보들이 참석을 거절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교수협의회는 막연한 내부 만족도 향상, 연구력 강화 등 추상적 표현 보다는 수치, 기한 등 구체적인 계획 제시 여부에 대한 평가를 보고서에 담기로 했다.


교수협의회는 자칫 해당 보고서가 문제의 소지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법조인을 통한 법률검토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권성택 회장은 “사상 처음 시도되는 후보 정견발표가 단순한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어떤 방식이든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는 기전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형식으로 꾸리지는 않겠지만 행간의 의미를 살피면 교수들의 정서는 충분히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수협의회는 병원장 후보 정견발표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향후 선거 마다 정례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단 이번 병원장 선거에서 첫 발을 내딛는 만큼 앞으로는 당연한 절차로 자리매김할 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권성택 회장은 “교직원 투표로 직접 선출하는 방식까지는 아니더라도 각 후보들이 어떤 운영 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는 사전에 인지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취지 당위성이 충분한 만큼 단발성이 아닌 영속성을 확보하길 바란다”며 “의미있는 시작을 했으니 3년 후에 자연스레 정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오는 8월 3일 12시부터 13시 30분까지 제19대 병원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정견 발표 및 검증 시간을 갖는다.


서울대 의대 회의실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는 이번 정견 발표는 진료나 강의 등으로 듣지 못한 교수들을 위해 내부 동영상 채널에 후보들의 정견 발표 영상을 게재할 예정이다.


해당 영상은 대통령의 최종 임명 절차가 진행되기 전까지 계속 게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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