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후 '간기능 이상' 실마리 규명 가능
인천성모 이순규 서울성모 성필수 교수팀, 염증 유발 '자가면역 간질환' 국내 첫 사례
2022.08.03 19:20 댓글쓰기



좌측부터 이순규, 성필수 교수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자가면역 간 질환'이 발생한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소화기내과 이순규(제1저자,교신저자)·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교신저자) 교수팀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환자의 간 조직검사 결과, 자가면역 간질환을 일으키는 T세포가 발현한 것을 증명한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간장(肝腸)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 인용지수 30.1)' 최근호에 게재됐다.


올해 4월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연구팀은 해당 학술지에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이에 대한 특이 CD8+ T세포가 간손상을 유발해 자가면역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 첫 사례라는 의의가 있다.


특히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자가면역성 간염과 원발성담즙성 담관염이 동시 발생하는 간 중복증후군(Overlap syndrome)은 세계 최초 보고다.


연구에 소개된 환자는 기저질환이나 술, 간 질환과 관련한 약을 복용한 이력이 없는 57세 여성으로, 전신쇠약감을 느껴 서울성모병원에 의뢰됐다.


1회차 코로나 백신 접종 2주 후 피곤함과 전반적으로 기력이 약해져 병원을 찾았고 신체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평소 정기 건강검진에서 간 기능 수치가 정상이었지만, 이번 내원시 시행한 혈액검사 결과 간 질환을 진단하는 간 수치들의 상승 소견이 확인됐다.


원인 감별을 위해 시행한 검사에서 A·B·C·E형 간염과 거대세포 바이러스(CMV. Cytomegalovirus), 단순 헤르페스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1·2형 등의 바이러스성 간염 검사 결과들은 음성이었고, 간 초음파에서도 특이소견은 없었다.


그러나 자가항체 검사에서 항핵항체 양성, 항미토콘드리아 항체 양성을 보여 간중복증후군을 포함하는 자가면역 간질환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 


이에 진단을 위해 진행한 간 조직검사 결과, 면역세포인 T세포가 간문맥에 집중되며 침윤을 일으키고 간 조직을 괴사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더불어 형질세포의 침윤, 조각괴사와 간문맥의 염증과 괴사가 문맥 주변까지 확장되어 보이는 계면간염 및 비화농성 담관염 소견을 보여, 자가면역간질환의 세부질환인 자가면역성간염과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이 동시에 진행되는 간 중복증후군임을 확인했다.


이에 해당 환자는 간 중복증후군의 진단기준에 합당, 고용량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을 포함한 집중치료 2주 만에 정상 간수치를 회복했다.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백신접종 후 면역반응에 의한 간 손상, 간기능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전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환자 진료시에 자세한 문진과 검사를 통해 이를 감별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접종 이후 간질환 발생은 매우 드문 사례이므로, 코로나 감염과 중증 위험을 줄이는 이득이 더 큰 백신 접종을 꺼려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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