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래 의료 '스마트병원' 현실화
음성인식 시스템·로봇·첨단 정보통신(ICT) 등 진료 현장 '도입·적용' 활발
2022.10.06 06:11 댓글쓰기



의료 접근성이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막대한 진료량을 소화하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기관 운영 시스템은 전세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국내 병원들은 가속화되는 고령화에 더불어 만성질환자 급증 환경에 부합코자 예방의학 및 맞춤의료 패러다임도 적극 추진해가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대형병원들은 많은 진료과목을 운영하고 다학제 진료를 활성화하면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첨단 기술 접목이 필수적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팬데믹 시대 새로운 흐름이자 대세로 굳어지는 ‘스마트병원’ 지향이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음성인식 기반하에 진료기록 및 의무기록 작성에 급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ICT(정보통신) 활용을 비롯해 로봇으로 약품을 배송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다양한 진료 방식 등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병원 현장은 이미 다가온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종이 없는 병원’ 음성인식 차트와 Full EMR 시스템


음성인식 기술은 여러 의료기관에서 활발히 사용되는 대표적인 스마트의료 시스템이다. 


은평성모병원이 가장 먼저 시작한 음성인식 기술은 최근 고대안암병원과 순천향의료원 등 다른 대학병원들의 음성인식 기술 기반 EMR 시스템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기술이 보편화되면 앞으로는 병원 진료실에서는 수기 작성 차트뿐만 아니라 컴퓨터 키보드마저 사라질지 모른다.


최근 대한디지털헬스학회 권순용 회장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포지엄에서 은평성모병원장 재직 시절의 ‘Voice EMR’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입력시간 단축과 의료진 스트레스 감소, 의사와 환자 간 소통 원활 및 음성 기록을 통한 데이터 축적 및 활용까지 다방면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미국에서도 차트 작성을 ‘시간을 잡아먹는 괴물’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의사 번아웃의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며 “Voice EMR은 영상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간호병동 등에서 사용률이 45~95%까지 기록되는 등 효과를 발휘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은평성모병원은 ‘음성인식 전자의무기록 연구소(Voice Lab for EHR)’를 개소하고 세계 최초로 음성으로 간호기록을 입력하는 ‘Voice ENR’을 도입했다.


실제로 최승혜 은평성모병원장은 국내 최초로 Voice ENR 전담병동을 개설, 이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며 간호사들 업무 개선과 의무기록 효율성을 직접 파악하고 있다. 병원은 현재 전용 어플리케이션 개발 및 소음 제거 기술 탑재 등 업무 편의성과 함께 효율성, 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혁신적인 기술을 의료시스템에 접목하고 있는 ‘스마트병원’이 근래 각광을 받고 있으며 조만간 국내 병원계의 일반적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디지털 병원’ 표방 분당서울대병원


사실 몇 년 전에는 ‘디지털병원'이 유사한 개념으로 쓰였다. 그리고 ‘완전한 디지털 병원’을 표방하며 개원한 곳이 바로 분당서울대병원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종이·차트·필름과 처방전이 없는 ‘Full EMR’시스템을 도입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통합의료정보시스템 안에 EMR을 비롯해 처방전달 및 의료영상 전송, 경영정보, 각종 모바일 기반 시스템 등을 통적으로 구현했다.


1400여 개에 달하는 병상에 통합의료정보시스템과 연계한 ‘스마트 베드사이드 스테이션 시스템’을 적용, 입원 환자가 투약정보나 검사결과, 병원비, 식단 확인 및 제증명 신청 등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의료진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원격중환자실(e-ICU)’ 구축에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 이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사업 일환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8개 중환자실을 연결, 모니터링이 가능한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하고 경기도 의료원 이천병원 및 안성병원과 함께 비대면 협진이 가능한지 실증을 진행 이다.


서울대병원도 스마트병원 개발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스마트 입원환경’ 프로젝트를 통해 환자가 모바일 앱과 병상 모니터를 통해 의료진과 소통하고, 퇴원 후 집에서도 자가관리가 가능한 홈케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 수술실’도 운영 중이다. 각종 복강경 시스템 및 의료기기 제어와 영상 송출, 수술실 내 환경 제어 등의 작업을 네트워크로 통합 조정하는 ‘인테그레이션 시스템(Integration system)’과 바닥의 각종 전선, 튜브를 없애고 가스 및 전기설비 등을 갖춘 팬던트 시스템을 도입해 감염 관리 및 직원 안전을 도모했다.


삼성, 로봇기반 첨단지능형 병원-아산, 세계 최대 디지털병리 시스템 도입


삼성서울병원은 올해를 ‘로봇기반 첨단지능형 병원(Robot driven Smart Hospital)’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포했다.


앞서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최초로 대규모 물류이송로봇을 이용해 병원 내 물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병원은 조만간 배치될 여러 종류의 로봇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로봇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현재 스마트폰 등에 탑재된 인공지능(AI) 비서를 이용하듯이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해도 원내 배치된 다양한 로봇을 손쉽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올해 초 세계 최대 규모의 ‘디지털병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도입했다.


검체 슬라이드 정리부터 분류, 진단, 저장, 활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디지털화됐다. 연간 100만 명의 암 환자가 찾는 서울아산병원은 매년 시행하는 병리진단만 90만 건이 넘는다. 


이를 디지털화하려면 1기가 바이트 영화 100만 편을 합친 규모인 1.2페타바이트의 데이터가 소요된다.


디지털 병리가 도입된 이후 환자는 슬라이드가 바뀌거나 분실되는 위험이 대폭 줄었으며 판독 의사 입장에서는 정확성과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서울아산병원의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과 디지털 병리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동돼 암 통합진료 등 다양한 임상 현장에서 병리 영상을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성모병원은 은평성모병원과 함께 음성인식 기술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통해 병원 주요 시설의 역학관리 및 혼잡도 관리, 비대면 간호케어를 위한 생체신호 모니터링, AI 음성인식 시스템을 이용한 비접촉 수술기록 입력 등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연세의료원은 ‘MZ세대 산모 맞춤형 전주기 관리 모델 구축’ 사업을 통해 MZ세대 특성을 반영한 출산 지원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1981~2005년생 MZ세대 산모는 경제활동과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면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동시에 온라인 교육을 선호하는 등 첨단 정보통신(ICT) 기술에 대한 이해가 높다.


현재 국가적으로는 분만병원 감소, 의료자원 지역 간 불균형, 산모 연령대가 높아지는 등 MZ세대 출산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연세의료원은 ▲산모 맞춤형 교육·관리 시스템 구축 ▲


모바일 앱 고도화로 비대면 협진과 안내 기능 구현 ▲1~3차 지역 간 진료 연계로 정보 교류 채널을 마련하고 ICT 플랫폼 ‘스마트 맘 케어’ 개발을 통해서는 산모와 보호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병원·지방의료원도 ‘첨단 ICT 시스템’ 도입


인력 수급이 어려운 공공병원에 무인화·자동화 등 스마트 시스템이 도입되면 의료진의 단순반복·행정 업무 부담이 감소하면서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공공병원은 도서·산간지역 및 의료취약계층 등 사각지대를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의료시스템 개선이 필수적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경우 ‘i-smart in hospital’을 통해 스마트 병실 구현을 통한 비대면 진료 등 병실업무 자동화와 위치 동선 추적 기반의 원내 감염 확산방지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는 ▲혈압 및 체온 자동연동 시스템 ▲수액 속도 모니터링 ▲스마트저울 ▲냉장고 온도 모니터링 ▲자산 위치 트레킹 ▲환자 위치 확인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환자 혈압이나 체온을 재면 측정값이 다른 시스템과 자동으로 연동되며, 수액 주입 속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 진단검사의학과나 병리과, 임상시험센터 등 다양한 부서에서 사용하는 냉장고 온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병원 내 공유 물품을 추적해 분실 및 관리 시간을 줄이는 등 업무 효율도 높이고 있다.


공공병원 중 스마트병원 도약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국가유공자 등 고령의 환자들이 내원하는 중앙보훈병원다.


환자와 보호자가 병원 창구를 방문할 필요 없이 진료·검사 후 귀가하면 진료비가 자동 결제되는 수납 간소화 서비스다.

 

환자 편의를 높이면서 직원들의 단순·반복 업무를 줄여 핵심업무에 집중케 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원무 창구에서 신청서를 받아 신용카드 정보를 사전 등록하고, 진료비는 진료 당일 오후나 다음날 오전에 등록된 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결제 내역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발송되는 구조다.


중앙보훈병원은 금년 1월 진료비 하이패스를 도입해 약 6개월 만에 등록이 5000건, 결제 1만2000건을 돌파다.


중앙보훈병원은 고령 유공자 환자와 가족의 이동 편의 개선을 위해 안내 로봇을 더 도입한다. 금년 6월 중앙보훈병원은 대규모 로봇융합모델 실증사업 수행을 위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엑스큐브·코가로보틱스·트위니와 협약을 체결다.


위치 안내 서비스 로봇, 환자 커뮤니케이션 로봇, 검체 이송 로봇 등 실시간 위치 관제 및 장애물 회피 기능을 갖춘 총 6대의 자율주행 로봇을 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보행 재활로봇·간호사 실시간 연락시스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은 전국 지방의료원 중 최초로 보행 재활 로봇을 금년 여름 도입했다. 모닝워크 S200, 로봇 재활치료 장비 ‘스마트 보드’, 기립경사 로봇 ‘알-봇’ 등다.


이번 로봇 도입은 산업통상자원부·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년도 서비스로봇 실증 지원사업’에 선정된 데 따른 것인데, 이천병원이 사업비로 자비 30%를 부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중 모닝워크 S200은 뇌졸중, 뇌손상, 척수손상, 파킨슨 등 환자 증상에 따른 맞춤 재활훈련이 가능하다.


대전보훈병원은 지난해 8월 2개 병동 60개 병상에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기반 단말기를 병상에 설치해서 환자에게 치료 일정 및 경과, 식단, 건강·의료정보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병상 식탁 테이블에 부착된 태블릿 형태 단말기를 통해 환자가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구 상황을 확인하고, 혈압 변화를 살필 수 있고 간호사에게 연락도 가능하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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