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어린이병원, ‘참 쉬운 의사소통책’ 발간
보완·대체의사소통 공모전서 우수상 수상
2022.11.07 15:11 댓글쓰기



말을 못 할 땐 손짓으로, 손 까딱 못 할 땐 눈짓으로. 언어소통이 어려운 소아청소년 환자가 보호자 및 의료진과 원활히 의사소통하는 법을 안내하는 ‘친절한 책’이 나왔다.


이 책에서 소통 방법을 이용하면 말과 언어를 이해하는 데 크고 작은 장애를 가진 환자들이 일상생활이나 의료현장에서 더 많은 의사소통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어린이병원 통합케어센터가 제작한 ‘참 쉬운 의사소통책’이 최근 보완·대체의사소통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고, 특수학교 건강관리사업 등 여러 현장에서의 활용을 앞두고 있다.


어린이병원에는 인공호흡기를 달았거나, 입이 헐었거나, 기관절개관을 삽입 중인 경우 등 다양한 상황으로 언어소통이 어려운 환자들이 있다. 


‘병실이 추워요’, ‘화장실에 가고 싶어요’ 등 일상적인 의사 표현조차 이들에게는 큰 난관이다. 자연히 치료 과정에서 겪는 불편감과 스트레스도 크다.


이처럼 소통 어려움으로 저하된 환자와 보호자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에 사용해오던 보완·대체의사소통 도구의 단점을 보완하고, 중환자실 의료진 자문을 더해 지난 7월 ‘참 쉬운 의사소통책’이 완성됐다.


보완·대체의사소통(AAC)은 언어 소통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말을 보완하거나 대체적인 소통 방법을 제공해 의사소통 기회를 주고, 소통 능력 향상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참 쉬운 의사소통책은 △기본 의사소통 △의료환경 의사소통 △손담(몸짓)상징 △나만의 소통판 만들기 등 4개 내용으로 구성됐다.


‘기본 의사소통’은 원하는 자·모음을 가리켜 직접 어휘를 완성할 수 있는 자판과 예·아니요를 표현하는 O·X판으로 구성됐다. 


O·X판은 눈동자 방향을 보고 실시간으로 환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특별히 투명필름지로 제작했다.


‘의료환경 의사소통’에는 환자가 주로 요청하는 16가지 표현과 신체부위 15개 및 통증 강도 5단계가 그림상징으로 묘사됐다. 


말이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도 그림을 손가락으로 지시해 ‘TV 꺼주세요’, ‘화장실 가고싶어요’, ‘가래 빼주세요’ 등 필요사항을 쉽게 요청할 수 있고, 통증 부위와 정도도 표현할 수 있다.


중심정맥관, 유치도뇨(소변줄), 경관영양을 자세히 묘사한 그림도 함께 실렸다. 의료진은 이 그림을 보며 환자와 가족에게 의료적 상황을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이어지는 ‘손담상징’에서는 손·표정·몸짓을 이용한 의사소통 방식인 손담의 예시가 소개됐다. 손담을 익히면 말하기나 도구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소통판 만들기’에서는 임의로 구성할 수 있는 소통판 12칸이 제공된다. 환자는 상황에 맞는 그림 스티커를 부착하거나 직접 글을 써서 소통판을 만들 수 있다. 


통합케어센터 김민선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이 책은 소아청소년 환자 뿐 아니라 인공호흡기 등으로 인해 말이 어려운 성인 환자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수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상징을 추가로 삽입해 특수학교 순회건강관리사업에 적용하는 등 참 쉬운 의사소통책을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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