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절적이고 형식 얽매인 정부 정책, 재택의료 발목"
이건세 건국대 의전원 교수, 초고령사회 핵심 의제 '퇴원환자 연계사업' 일침
2022.11.12 06:02 댓글쓰기

“분절적이고 과도한 정책이 초고령사회 핵심 의제인 ‘재택의료’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단단히 작심한 듯 보였다. 의료와 복지가 결합된 커뮤니티 케어 밑그림을 그리고 완성본을 만들어 가고 있는 핵심 인물 입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국내에서 커뮤니티 케어와 관련한 몇 안되는 전문가는 그동안 여러 직역과 호흡하며 느꼈던 소회를 가감없이 털어놨다.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과 이건세 교수는 11일 열린 ‘2022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퇴원환자 연계사업 심포지엄’에 연자로 나서 작금의 재택의료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최근 제도권을 중심으로 재택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주체와 내용 등이 분절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커뮤니티 케어가 화도로 제기된 이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들은 경쟁적으로 퇴원환자 연계사업을 시행하거나 계획 중이다.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암환자 △재활환자 △결핵환자 △중증소아 △복막투석환자 등 총 13개 재택의료 시범사업이 동시다발로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들 역시 재택의료에 적극적이다. 서울시 ‘건강돌봄네트워크사업’을 비롯해 광역‧기초단체를 불문하고 다양한 형태의 퇴원환자 지원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건세 교수는 “지나치게 분절적인 형태로 이뤄지다 보니 재택의료의 효율적 정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심을 갖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이런 식은 곤란하다”고 일침했다.


이어 “각 사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체도, 대상도, 재원도 모두 다르다”면서 “재택의료라는 공통의제에 여러 주체들이 동시다발로 접근하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체가 다르다 보니 각 사업별 재정 상황도 상이하다”며 “짜디 짠 지원에 수행기관들의 한숨을 키우는 사업이 있는 반면 예산을 주체하기 힘들어 하는 사업도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주체에 의한 분절적 정책과 함께 지나치게 형식에 매몰된 탓에 실효성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지적했다.


이건세 교수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행 중인 ‘급성기 환자 퇴원지원 및 지역사회 연계활동 시범사업’을 콕 짚었다.


대상환자 선정을 위한 과도한 서류작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평가표를 작성하려면 1시간은 족히 소요될 정도로 항목과 내용이 복잡하다”며 “어렵사리 환자를 발굴하고 평가표를 작성해서 의료기관이 받는 비용은 3만원 남짓”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못하겠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나치게 형식에 얽매인 정부가 제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건강돌봄네트워크실 및 지역책임의료팀 공동주관으로 열렸다. 


△보라매병원 흉부외과 성용원 교수 △보라매병원 서병관 사회복지사 △서남병원 문성진 공공의료사업실장 등이 연자로 나섰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