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과 진료, 전문의 중심 전환하고 수가 2배 ↑"
학회-의사회 등 "교수들 겨우 버텼지만 한계 직면 붕괴 시작, 학문 연구도 정체"
2022.12.18 17:49 댓글쓰기



전공의 발길이 끊기고 소아응급실이 곳곳에서 문을 닫는 등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가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기본입원 진료 수가 소아연령 가산을 2배 이상 강화해 전공의 유입을 유도하고, 전공의 수급이 어려운 현재는 전문의 중심 진료 전환을 위해 전담전문의 고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6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대한아동병원협회가 개최한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이날 3개 단체는 “기본 입원진료 수가의 소아연령 가산을 2배 이상 강화해야 한다”며 “전공의 수련, 수련담당 지도전문의 인력 비용을 지원해달라”고 한 목소리로 피력했다. 


소아청소년 입원 진료에 대한 낮은 보상 수가가 수련병원 소아청소년과 적자와 인력·병상 운영 위축의 핵심 원인이라는 판단에서다. 


함께 전공의 수급 사정이 비슷한 흉부외과와 외과에서 시행 중인 전공의 임금 지원 및 보조인력 비용지원을 소아청소년과에도 적용해야 전공의 인력을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전공의 유입을 보장하면서, 전문의 중심으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전환해서 인력 공백을 막는 대안도 제시됐다.


김지홍 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은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이 갑자기 없어진 게 아닌데 진료공백이 시작된 이유는 지원 인력의 유동 위기가 생겼다는 것”이라며 “50% 비율 전공의는 유지하고 나머지는 전문의 중심 진료로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전국 수련병원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지원 시범사업 시행, 전담전문의 인건비 50% 이상 지급 ▲11개 소아전문응급진료센터에서만 시행 중인 응급전담전문의 고용지원 범위 전국 수련병원으로 확대 ▲소아청소년과 입원전담전문의 인건비 가산 및 제도 신설 ▲보조인력 고용지원 등이다. 


이에 더해 아동병원협회는 ‘양육보건의료특별법’ 제정 및 소아 기본술기에 해당하는 정맥주사·진정·경련처치 등의 300% 가산 등을 요구했다. 


박양동 아동병원협회 회장은 “어린이, 청소년 보건의료정책이 분절화돼 있고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며 “정부가 어린이 생명 보호 안전망을 구축하고, 전공의 충원·육성책, 충격적 수준의 저출산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이 못받고 폐업···당직 서는 교수들 “배 가라앉기 전까지 안 떠난다” 


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작년 38%, 올해 27.5% 등 1년차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곤두박질치면서 전국 수련병원의 소아응급실·입원실은 그동안 전담전문의와 교수들이 지탱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년도 1년차 전공의 지원율은 역대 최저인 15.9%, 33명에 불과하자 당장 내년부터는 전국 수련병원의 75%가 소아청소년과 진료축소를 계획 중이며, 진료공백은 이미 전국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지난주 서울 은평구에서 열성경련 소아 응급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수 시간이 흐른 뒤 겨우 서울대병원에 보냈다”며 “내년 188명의 4년차가 빠지고 1년차 33명이 들어오는데, 과연 전국에서 아이를 받아내겠나”라고 우려했다. 


수련병원이 인력부족으로 환자를 받을 수 없어지는 한편 개원가에서는 병원이 아예 사라지고 있어, 아이들이 갈 곳은 더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 회장은 “개원가에서 지난 5년 간 동네 소아과 병원 662곳이 폐업했고, 한 개원의는 한달 수입이 25만원이었다”며 “대부분 버티다 버티다 폐업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지홍 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30%대로 떨어졌을 때부터 개원의·1차진료 의사·대학교수·아동병원 원장이 딱 자신이 해야할 일만 했다면 붕괴는 더 빨리 터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아청소년과를 지키는 것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며 우리는 배가 가라앉을 때까지 남아있을 것이다”며 “하지만 더 늦기 전에 다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같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씨가 마르면서 학문 발전도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궁극적으로 전문화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나영호 소아청소년과학회 회장은 “교수들이 당직을 서야 해서 학술대회에 참석을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졌다”며 “8개 분과가 있는데, 전공의들이 분과 전문의를 지원해야 유지가 되는데 그러면 전문적 진료 기회가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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