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숙원 '새병원 건립' 청사진 공개
2030년 완공 목표 단계별 계획안 확정…지역주민 반발 변수
2022.12.31 06:02 댓글쓰기



내년 개원 40주년을 맞이하는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숙원이던 새병원 건립 사업 계획안을 확정했다. 


병원은 오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강남지역 최초 ‘도심형 스마트병원’을 개원하겠다는 목표다. 투입 예상 금액만 최소 5000억원이다.


다만 병원 계획과 달리, 건립 사업에 반발하는 일부 주민들과 빚는 갈등으로 사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0~2단계, 병원 운영 중단 없는 단계적 추진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희림종합건축사무소와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총 21만6500㎡, 약 6만5500평에 달하는 공간에 대한 설계가 진행 중이다. 


주 내용에는 첨단 시설은 물론 대규모 감염병 유행에 대비한 요건을 충족하는 항목이 대폭 반영됐다. 강남세브란스 새병원은 여타 의료기관 건립 사업과는 다르다.


일반 대지를 개발해 기초를 다지고 건물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 사용 중인 부지 위에 새롭게 건물을 마련하는 초고난도 공정이다. 


건립 공사로 인한 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기간에도 병원 운영을 중단 없이 이어가는 두 가지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강남세브란스병원은 0~2단계 포함 총 3단게로 새병원 건립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내년 초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0단계 사업은 새병원 건립 사업 토대가 될 주차장 확보가 주를 이룬다. 


병원 후면부에 주차 전용 지하 건축물을 조성하고 인근에 위치한 도곡중학교 주차장 일부 사용권을 얻어 내원객에게 주차 편의를 제공한다.


이후 1단계 사업에서는 새병원 메인이 될 수직 집중형 건물을 세운다. 응급부-진료부-수술부-병동부가 수직으로 연계되는 중증도 중심 진료체계를 확립한다. 


2단계 사업에서는 새병원 메인 건물과 기존 2·3동 철거 자리에 들어설 건물을 이어 수평 확장형 병원으로 넓혀가는 과정을 밟는다. 마지막으로 기존 1동을 새병원 지원 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연면적이 2.5배 가량 늘어나지만 수도권 병상 총량제로 인해 일반병상 수는 기존과 동일하게 824병상이 유지된다. 


일반병상 확대는 불가능하지만 사회 부족 병상인 중환자실, 격리병상 등 특수병상을 늘려 총 900~910병상을 꾸릴 계획이다.


미래 혁신 시스템 구축…의료 랜드마크 목표


새병원에는 미래 혁신적 요소가 대폭 담긴다. 새병원 건립을 단순히 오래되고 낙후한 시설, 좁은 공간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변화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취지다.


병원은 먼저 미래 팬데믹 상황에 대비해 환자, 의료진, 방문객 동선을 분리한 병동과 외래 배치, 엘리베이터 활용 계획을 설계에 반영했다. 


또 예비(버퍼) 공간을 확보해 부서별 확장계획에 대비하고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로봇을 이용한 물류시스템을 도입해 의료진 업무 효율을 높인다. 


미래 교통 및 운송 수단으로 각광 받는 도심 항공교통 상용화에 대비해 건물 옥상부에 헬리포트도 구축한다.


궁극적으로 강남 지역 최초로 ‘도심형 스마트병원’을 구축해 의료 랜드마크 목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병원은 내실화를 위한 활동에도 속도를 높인다. 특히 경영 자율성 보장을 위해 책임경영제 고도화에도 주력하겠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현재 연세의료원에 집중됐던 권한과 책임 일부분을 이양받은 상태다.


올 상반기부터 재무, 고객, 프로세스 분야 등 9개 항목이 포함된 경영지표에 역점을 두며 시범사업을 시행했고, 하반기에는 새병원 성공적인 건립을 포함한 중장기 전략 과제 및 전략지표 분야까지 확대해서 진행 중이다.


책임경영제는 병원 미래 발전을 이끌 원동력인 만큼 올해 시범사업 진행 속도를 높여 본사업 전환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연구중심병원으로 전환에 대비하기 위해 ▲정밀의료 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치료 ▲메타버스를 통한 의료공간 확장 ▲가상현실 기반 치료 시스템 및 의학교육 활성화 ▲AI와 빅데이터 조합 ▲디지털 치료제 개발 ▲원내 비대면 진료 시스템 구축 등 미래 의료 혁신을 이끌어갈 연구에 힘을 쏟는다.


송영구 병원장은 “지난 40여 년 동안 서울 강남지역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온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흔들림 없는 새병원 건립 사업 추진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노력하겠다”며 “조직문화를 이룩해 새병원 건립 사업 추진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주차장 문제 또 다시 촉발…도곡중 학부모 반발


새병원 건립 사업에서 가장 큰 난관은 주차장이다.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도곡중학교 부지 내 다목적 시설을 세워주고, 해당 건물 지하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으나, 학생 안전을 걱정하는 학부모 반대에 부딪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도곡중 학부모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0월 18일공식 입장문을 내고 강남세브란스병원 새병원 건축 사업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비대위는 “지난 8월 29일 도곡중 전체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96%가 현 공사에 반대하고 있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특히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전체 학부모 설문조사 없이 찬성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협약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비대위는 “도곡중학교 지하주차장 공사는 학교 건물 아래 어스앵커 150여 개를 박고, 덤프트럭 3000대 분량 토사가 배출되는 대규모 공사로, 강행될 경우 학교는 붕괴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재개발로 건물을 받치고 있는 석축 붕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경기 성남제일초등학교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이 한국경제정책 연구소에 의뢰한 타당성 평가에서도 경제적 이익만 강조됐고, 학생 안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힐난했다.


이에 병원 측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는 가치관을 내세우며 우려를 불식하는데 애쓰는 모습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학생과 주민 안전은 새병원 건립 사업에서 1순위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학부모 등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으로 발전 방향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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