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치료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과 무관'
대구 137만명 빅데이터 연구 분석···'꾸준히 복용하면 감염 위험 낮춰'
2020.06.26 17:1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고혈압 치료제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꾸준한 복용은 오히려 감염 위험을 낮췄다.
 

김광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와 변경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 등은 40세 이상 대구시민의 지난 1년간 고혈압 치료제 복용 여부와 코로나19 유병률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는 가장 널리 쓰이는 고혈압 치료제인 ‘앤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나 ‘앤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ABRs)’가 코로나 감염에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지난 2~3월 코로나가 확산됐던 대구에서 거주하는 40세 이상 137만 4381명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 분석했다.
 

지난 3월 중국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내 바이러스 수용체인 ACE2를 통해 인체에 들어오게 되는데, 고혈압 치료제인 ACE와 ABRs가 체내 ACE2 발현을 증가 시켜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됐다.
 

앤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는 폐나 심장, 동맥 등 여러 신체 조직의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로 혈관 수출 물질을 혈관 이완 물질로 바꿔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당시 중국 우한시의 한 의사는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170명의 절반이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며 “고혈압 환자의 사망 위험이 가장 높다”고 말한 바 있다.
 

고혈압 환자의 불안이 고조되자 미국 의학계는 이를 반박하며 고혈압 치료제 복용을 자의적으로 중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혈압 치료제가 아니라 고혈압 자체가 코로나19 감염 후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약물 복용으로 혈압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 대부분 의견이다.
 

대한고혈압학회 또한 지난 3월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으로 고혈압 환자 사망률이 높아지고 코로나바이러스가 ACE2에 결합해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효과가 증명된 약을 다른 약으로 바꾸거나 중단할 필요 없다”며 "고혈압 치료제 사용으로 얻는 이득이 중단 및 변경에 따른 위험보다 크다"고 지속해서 치료약을 복용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연구진은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해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지 않다는 것이 확인돼 ACEI와 ARB를 포함한 고혈압 치료제가 코로나19 감염 위험 증가와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오히려 고혈압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한 환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더욱 낮게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