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K방역의 성공 요인으로 대규모 진단검사가 아닌 ‘신속한 조치’를 꼽으며 신속 대응이 코로나19 치명률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과 이진용 서울시 보라매병원 공공의학과장 교수 등은 최근 대한의학회가 발간하는 영문저널 JKMS에 ‘72시간, 코로나19 첫 증상 발현부터 입원까지 목표 시간(Seventy Two Hours, Targeting Time from First COVID-19 Symptom Onset to Hospitalization)’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1월 24일부터 4월 27일까지 서울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629명과 진단검사 11만1987건을 분석해 서울시가 다른 세계 각국 대도시에 비해 치명률이 낮은 이유로 '첫 증상 발현부터 입원까지 걸리는 시간'(TFSH)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27일 기준으로 서울시에서는 총 629건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중 사망자는 2명으로 치사율 0.32%를 보였으며, 1명은 말기 폐암환자여서 코로나19가 직접적인 사인이라 여겨지지 않았다.
이는 인구 100만 명당 환자 65.7명, 사망자는 0.2명으로 뉴욕(치사율 7.6%)이나 도쿄(치사율 2.7%) 등 세계 주요 대도시와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연구팀은 서울시가 확진자 130여 명 발생한 지난 3월 중반부터 확진자가 발생하면 곧장 투입되는 ‘코로나19 신속대응팀’을 만들어 대응한 점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서울시와 자치구들이 합동으로 운영하는 신속대응팀은 총괄반(6명), 역학조사반(22명 내외), 모니터링·접촉자관리반(28명 내외), 자료분석반(4명)으로 꾸려져 감염 관리 대상자 검사, 역학조사를 통한 최초 감염원 및 접촉자 발굴, 자가격리자 및 능동감시자 모니터링 등을 수행한다.
신속대응팀 설치 전까지는 TFSH가 평균 5.37일(128.9시간)이었으나 설치 후에는 3.45일(82.8시간)까지 줄었다.
지난 4월 12일 기준으로 서울 발생 확진자의 TFSH 평균치는 3.93일(94.3시간)이었으며 서울시는 TFSH를 3.0일(72시간)로 낮추고 이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구진은 TFSH를 총 4단계인 ‘D-T-R-H’로 나누고 이를 하나의 연쇄작용으로 보며 각 단계에서 병목 현상을 피하고 최단 시간에 모든 단계를 완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코로나19 환자는 병원 입원까지 스스로 의심 증상과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D(Detecting Symptom & Sign) 단계’와 진단검사를 받는 ‘T(COVID-19 Test) 단계’를 거친다.
서울시는 검체 채취 후 24시간 이내 시험 결과 도출을 목표로 두고 지연을 막기 위해 민간기관으로 선별진료소를 확대해 서울 시내 총 74곳에서 운영 중이다.
진단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R(Reporting Test Results) 단계’를 거쳐 양성으로 판명되면 ‘H(Hospitalization) 단계’를 지나 음압실이 설치된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입원치료를 시작하게 되는데 확진에서 입원까지는 평균 2시간이 소요된다.
연구진은 “TFSH 소요시간을 줄이면 확진환자를 신속하게 파악해 병원에 격리함으로써 지역사회 전파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이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보다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데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성공적 방역 이유로 '대규모 검사'를 꼽는 경우가 많았으나, 실제로는 빠르게 검사를 받도록 하고 검사 결과를 빨리 받아 입원까지 완료시키는 방식으로 '증상 발현부터 입원치료에 이르는 시간'을 단축한 것이 더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