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중화상 환자 치료에 필요한 고가 진피대체물(인공피부)에 대한 분류체계를 정비하고 보장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화상학회가 수행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동종 및 인공피부(진피) 치료재료의 분류체계 및 급여기준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현재 진피대체물은 동종진피와 인공피부 및 인공진피 등으로 나뉘는데 동종진피와 인공피부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인공진피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심평원 데이터에 근거하면 최근 3년 동안 진피대체물(인공피부, 동종진피, 인공진피)의 사용 추정 총액은 40억 가량으로 화상전문병원 등에서 화상병 치료로 사용되는 비율이 70%다.
인공피부 평균 단위면적당 가격은 6195원, 동종진피는 2만8650원, 인공진피는 1만9596원 등이다. 동종진피와 인공피부의 경우 공급이 불안정하고 크기 및 두께가 일정하지 않아 의료진은 인공진피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학술적으로는 인공피부와 인공진피 모두 '인공진피' 범주에 포함되고 있는 등 치료재료 분류체계와 건강보험 적용에 간극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국내의 현행 분류 체계는 학술 적으로 명확하지 않고 보험 적용 유무도 각기 다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의료진, 환자, 건강보험 종사자들에게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공피부는 생물학적 이종 생합성 진피대체물, 동종진피는 생물학적 동종 천연 진피대체물, 인공진피는 생물학적 이종 생합성 진피대체물 등으로 포함시켜 분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급여기준 단일화 방안도 제시됐다.
연구팀은 "현행 급여기준을 유지하되 화상 및 괴사성근막염 등 외상과 질병으로 인해 피부조직 전층이 손실된 피부조직 재건을 위해 부분층자가피부이식과 함께 사용하는 진피대체물 이식까지 급여를 인정해 관절부위 정의를 명확히 하고 급여범위 및 사용 갯수를 확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비급여의 사용량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급여의 급여 전환에 따라 임의비급여를 염려하는 의료진의 걱정을 해소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급여기준을 설정할 때 사용량 증가 및 오남용 우려가 있으나 현재 국내 중증 화상환자 감소로 진피대체물 사용량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심평원 데이터를 기반해 화상 전문병원에서의 진피대체물 사용 금액을 보면 2017년 인공진피가 13억9800여만원을 기록한 반면 2019년에는 93억8600만원으로 감소했다. 동종진피는 5억6300만원에서 2억4800만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화상 비전문병원의 인공피부 사용은 2017년 1억5800만원에서 2019년 2억4100만원으로 늘었는데, 이는 국내 중증 화상환자 비율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기존에 비급여로 사용되던 진피대체물이 급여에 포함되면 상처부위 사진 및 진료기록 의무화 등 사용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측면에서 진피대체물을 꼭 필요한 부위에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서 사용되고 있는 진피대체물은 대부분 수입품이라 가끔 국내 공급이 중단되거나 질 낮은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국내 제품 질이 향상되고 추가로 개발될 때까지는 진피대체물의 공급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 상한액의 인정이 필요하다" 덧붙였다.
더불어 "제품 상한금액과 관련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학회가 특정업체 이익을 대변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어 조심스러우나 달리 말하자면 환자들의 치료에 차질 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공급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 중 조율자로서의 심사평가원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