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천식치료제 ‘알베스코’ 성분인 시클레소니드(Ciclesonide)가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세포실험에서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23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코로나19에 천식치료제 '알베스코' 성분인 시클레소니드의 약효성이 우수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21일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에 공개됐다.
연구소는 이번 연구를 위해 질본관리본부에서 분양받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세포에 감염시킨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약물 1500종을 비롯해 약 3000종 약물의 효과를 시험했다.
그 결과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이는 약물 20여종을 찾았다.
파스퇴르연구소에 따르면 20여 종은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렘데시비르', '칼레트라', '클로로퀸' 등과 항바이러스 활성이 유사한 수준이었다.
연구소는 이 중 안전성과 약효, 국내 판매 여부 등을 고려해 시클레소니드가 코로나19 약물로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은 "항바이러스 활성을 관찰한 이번 연구 결과가 실제 임상에서도 약효가 확인돼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세포 실험에서 확인된 것으로 정확한 효능 확인을 위해선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기존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되던 칼레트라(Kaletra)의 경우 치료효과가 미비하다는 해외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지난 18일 NEJM에 게재된 중국 중일우호병원 차오 빈(Cao bin) 주임의사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칼레트라는 뚜렷한 효능을 나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지난 1월18일부터 2월3일까지 우한시 진인탄병원에서 199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상대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칼레트라가 코로나19 치료에 아무런 효과가 없고 오히려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199명의 환자를 약 투여팀(99명)과 투여하지 않는 팀(100명) 두팀으로 나눠 대조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칼레트라는 증상 개선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사망률 감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반면 칼레트라를 투여한 팀에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 부작용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치료에 칼레트라가 완전히 효과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 시작 후 조기 사망한 3명을 제외한 나머지 확진자 증상이 호전되는 시점(중간값) 비교에서, 칼레트라 투약군이 일반 치료제 투약군보다 소폭 빨랐다. 칼레트라 투약군은 15일, 비교 대상군은 16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소폭의 차이에 불과하지만 통계학 수치에선 의미 있는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