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미국 마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이 국내 코로나19 검사법에 대해 "적절치 않다(not adequate)"고 말한 것이 논란을 일으키자 보건당국이 “현재 국내에서 쓰이고 있는 검사법이 아닌 다른 검사법에 대한 언급”이라고 반박한 가운데, 의료계가 보건당국 입장을 거들고 나섰다.
미국 하원에서 벌어진 일련의 논란은 국내 한 회사가 FDA에 사용 승인을 신청한 ‘항체 검사법’ 관련 발언으로, 현재 국내서 사용되고 있는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검사법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16일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SNS를 통해 “마크 그린의 해당 발언에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마크 그린 의원이 현재 사용 중인 감염 진단법과 아직 사용 중이 아닌 신속검사키트에 대해 혼동하고 있음을 지적했다"며" 한국과 미국 모두 코로나19 급성 감염 진단에는 RT-PCR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FDA가 한국 진단법을 ‘적절치 않다’고 답한 것은 진단방법이 아닌 긴급승인에 관한 것으로, 한국 키트를 미국내에서 사용하기 위해선 FDA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의 법적 규제하에서는 쓰이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리하면, 마크 그린 의원과 국내 일부 언론이 현재 한국 질본이 사용 중인 진단법(RT-PCR)과 검사키트(immunoassay)를 헷갈려서 소동이 벌어진 것으로 그들은 아직도 헷갈리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교수도 자신의 SNS에 “미국 하원의원 왈(曰), 우리나라의 코로나19 검사법에 대해 FDA로부터 적절하지 않고 응급사용 승인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는데 PCR인지, 신속항원검사인지, 항체검사인지 명시돼 있지 않다”며 이처럼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진단을 위해 시행하는 검사는 코로나19 특정 유전자 염기서열을 증폭해 진단하는 실시간역전자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검사법으로 민감도가 100%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명 교수는 마크 그린 의원이 이야기하는 한국의 검사법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RT-PCR 키트가 아니라 한국의 진단키트 업체가 FDA에 승인을 신청한 다른 검사법에 대한 논의라며 같은 맥락의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승인을 신청한 검사는 IgG, IgM 등이 언급된 의회 발언에서 유추해보면 혈청에서 항체를 검출하는 검사법”이라며 “정리하면, 미국하원의원이 말한 코로나19 검사법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RT-PCR이 아닌 항체검사법인데 이게 와전돼 국내 검사법의 정확도에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명 교수에 따르면 6시간 내외가 소요되는 PCR 검사와 달리, 신속항원검사로써 항체검사법은 수 십분 만에 결과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민감도가 PCR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확진이 아니라 선별검사로만 사용할 수 있다.
명 교수는 “코로나19와 싸워야 할 판에 가짜뉴스와 왜곡보도를 일삼는 언론과 그 언론을 지지하는 보수세력과 싸우는게 더 일”이라며 무분별한 비판여론 조성을 경계했다.
한편,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FDA가 서면에서 언급했다는 진단키트는 국내서 사용하는 유전자검출검사법이 아닌 다른 항체검사법"이라면서 "현재 우리나라가 사용 중인 진단키트 정확성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