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학회 '급성호흡기 의심환자 검체 채취 확대 실시'
김인병 회장 '코로나19 국가적 재난상황으로 원내감염 저지·국민인식 전환 필요'
2020.02.27 05:1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됐다. 국내 확진자는 첫 환자가 발생한지 37일 만에 1천명을 넘어섰다. 전에 없이 확산되고 있는 감염증 사태에 사회 불안감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특히 치료제나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방법과 치료법에 관련된 잘못된 정보들이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고 이에 따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감염증 확산사태의 책임소재를 묻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갈등양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의료계 등 유관학회들은 “기본적으로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숙지하고 따라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각 분과영역 내 최신지견을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관리 방침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각 학회들이 분주히 나서고 와중에 그간 대외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았던 대한재난의학회가 코로나19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개진했다. 김인병 대한재난의학회장(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사진]은 “국가적 사태로 번진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은 ‘재난’으로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며 “지금 당장 시급하게 살펴야 할 사안들이 분명히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을 우선으로 국가적인 위기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편집자주]


대한응급의학회 산하단체인 대한재난의학회는 재난상황에서의 응급의료체계 구축방안을 연구한다.


이번과 같은 감염증 확산사태와 관련해선 각 병원과 지역에 알맞은 대응 프로토콜을 제시한다. 감염증 확산사태가 초기단계를 넘긴 지금 상황에선 보다 세부적이고 적극적인 방침이 요구되고 있다.


“파악 안된 감염자 조기 격리·치료 가장 중요”


김 회장은 우선 파악되지 않은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감염자를 신속히 격리하고 치료를 시작해 비감염자에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감염자의 상태악화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기 위해 검체 채취를 급성호흡기 의심환자 대상 모두로 확대해야 한다. 모든 역량을 집중해 하루에 1천건이 아니라, 1만건이라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현행 의료인프라에선 이 정도의 검체량을 소화할 수 없다. 때문에 지자체에서 대규모 검체 체취만을 위한 장소를 별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모자라는 인력은 파견을 받아서라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김 회장은 거듭 강조했다.


“급성호흡기 증상자 병원 유입 차단하고 선별진료시설이 방어막 되도록 해서 원내감염 차단해야”

"감염증 확산에 대응할 수 있는 기관인 병원과 의료진 인력 감염도 우선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원내 감염 방지를 위해 드는 비용에는 국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병원의 감염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선별외래 및 선별진료를 별도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각 병원 사정에 맞게 급성호흡기 증상자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막을 구축해야 한다”며 “선별외래까지 여의치 않으면 선별진료를 확대하고 출입통제를 강화하든 증상자에 대한 확실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고, 국가와 지자체는 이러한 병원 노력에 적극적인 물적·인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출입통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 문제는 한시적으로 완화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그는 “기존 의료체계, 특히 응급의료체계 유지에 실패하면 중국 우한지역만큼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이러한 ‘재앙’을 막기 위해선 의료계와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들 단순 감기 증상은 우선 내원하지 않고 보건소·질본 연락 취한 뒤 조치 따라야”
 

호흡기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들에게는 보건소·1339 및 119구급대 우선 연락→병원 이송 절차를 준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송될 병원이 먼저 이뤄지고 일차 처치가 시행 된 뒤 이송될 병원에 통보가 이뤄지는 과정을 거쳐 병원 응급실에서도 충분한 방역체계를 꾸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응급실에서도 사전에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해당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위한 준비도 할 수 있다.
 

이어 가벼운 감기증상의 경우 바로 내원하지 않고 우선 자택에서 회복을 시도할 것을 권했다.
 

김 회장은 “단순 감기 증상을 동반한 호흡기 증상은 충분한 휴식과 안정, 그리고 가정 상비약으로 대부분 1주일 이내에 치유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감염 의심이 되는 경우엔 정부 및 의료계가 강조하는 바와 같이 보건소 또는 1339에 연락 후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등 여러 차례 신종 감염병에 대처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국가·지자체·병원 그리고 국민들이 각자 역할을 수행한다면 ‘재난상황’을 무사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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