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등 국내 연구진이 10년여 추적연구 끝에 최근 혈액검사로 당뇨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했다. 당뇨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미리 파악해 대처하는 등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사진 左 두번째], 아주대병원 예방의학교실 조남한 교수[사진 左],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김윤지 내분비내과장[사진 左 세번째], 충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구유정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이 당뇨병 발생에 유의한 관련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안성 코호트 자료를 토대로 40세 이상 성인 912명 데이터를 10년간 추적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미국내분비학회(ENDO) 공식 저널로 내분비분야 권위지 임상내분비학·대사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 소개됐다.
사이토카인은 세포에서 분비돼 신체 면역체계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신호물질로, 특정 사이토카인은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과다 분비되면 급성 및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레티놀결합단백질-4(RBP4)’가 증가하면 정상인에서 당뇨병 진행이 5.48배 증가했고, 반대로 항염증 사이토카인인 아디포넥틴이 감소하면 정상인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이 3.37배 증가함을 확인했다.
마찬가지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레지스틴’이 증가하면 당뇨병 전단계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3배 가까이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됐다.
연구 책임을 맡은 분당서울대 최성희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만성 합병증 관련 사망 및 이환이 점차 늘어 당뇨병 발생을 예측하기 위한 바이오마커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해 보다 적극적인 당뇨병 예방 조치를 취하고 당뇨병으로의 이환을 예방함으로써 증가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의료비 부담 경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북대병원 구유정 교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높다면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생활 습관 개선, 적극적인 체
중 감량을 시행하고, 만성 염증 유발 요인들을 조기에 조절하여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겠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적극적인 예방 요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 당뇨병 연맹에 따르면 현재 4억 명 가량인 당뇨병 환자는 2045년에 이르러서는 6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뇨병은 신체 각 기관에 손상과 기능 부전을 초래하고 크고 작은 혈관의 합병증을 유발해 사회적 비용과 사망률을 크게 높이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발병 예측이 쉽지 않아 질병 예방을 위한 의료진 적극적 개입이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