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오는 2월28일 시행되는 대리처방 명문화 개정의료법이 불분명한 기준과 징벌적 조항으로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개원의협회는 5일 성명을 통해 "현실성 없는 대리처방 법안 개정에 개탄하며, 의료 본질에 입각한 보건복지부령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 유권해석과 관련 법령 고시에 근거해 이달 28일부터 환자 가족 등에 대한 대리처방과 수가산정(재진진찰료 소정점수의 50% 인정)이 가능해진다.
또한 모법인 기존 의료법에는 대리처방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및 1년 이하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개정된 의료법 제17조 2항이 장기간 동일한 처방이 이뤄지는 경우에만 대리처방을 허용,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다'는 불분명한 기준이 의료 현실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리처방 처벌 규정(의료인이 대리처방의 교부 요건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 보호자 등이 대리처방 수령 요건을 위반했을 경우 500만원 이하 벌금)이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환자의 의사와 보호자를 자칫하면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개원의협회는 “의사는 환자 질병을 고치는 선(善)을 행하는 사람이지, 경찰관이나 검찰권이 있는 특수요원이 아니다”며 “일선 의료기관에서 대리처방을 요구하는 보호자와 의사 간 갈등이 빚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대한개원의협회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위 법령에 ‘대리처방 확인서’를 ‘대리처방 신청서’로 수정할 것과 동일한 반복 처방 외 추가 약물은 대리처방을 허용하지 말도록 하는 것 등의 조건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리처방은 의사가 아닌 환자 요구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므로 ‘대리처방 신청서’가 합리적이며, 추가 약물 대리 처방은 합병증 관리 문제와 낮은 약물 순응도를 유발할 수 있고 결과에 대해 의사가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의사가 환자 없이 보호자와 만나서 상담하는 경우 별도 수가를 신설하고 대리처방 신청 허락 결정은 의사의 판단에 따를 것을 요구했다.
대한개원의협회는 “현실에 맞게 개정된 의료법이 오히려 의사와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에게 범죄자가 될 가능성을 열어 참담하다”며 “보건복지부는 지금이라도 우리 요구 조건을 수용하는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