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구진, 확장성 심근병증 발병과정 규명
이달 18일 '네이처' 발표···치료제 개발 가능성 제시
2019.07.18 10:22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이재철 성균관대 교수팀은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확장성 심근병증'(Dilated Cardiomyo pathy·DCM)의 발병 과정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근육 이상으로 심실 확장과 수축에 장애가 생기는 병으로 국내에서는 10만 명 당 1~2명이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로 발병 과정이 밝혀지며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에서는 LMNA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확인된다. LMNA 유전자는 세포 속 핵막의 구조를 유지하는 단백질을 만든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심근세포 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상 심근세포(왼쪽)는 정상적인 핵막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PDGF(혈소판유래성장인자) 신호전달체계가 비활성화되도록 유지한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생긴 심근세포(오른쪽)의 경우 핵막 구조가 변하고 억제돼 있던 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돼 확장성 심근병증을 유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정상 심근세포(왼쪽)는 정상적인 핵막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PDGF(혈소판유래성장인자) 신호전달체계가 비활성화되도록 유지한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생긴 심근세포(오른쪽)의 경우 핵막 구조가 변하고 억제돼 있던 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돼 확장성 심근병증을 유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연구진은 LMNA 유전자 변이와 심근세포 기능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실제 이 병을 앓는 환자에서 얻은 피부세포로 연구를 진행했다. 또 환자와 유사한 유전정보를 가진 가족의 피부세포도 활용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얻은 세포를 역분화줄기세포(iPS)로 만든 뒤 다시 심근세포로 분화시키며 유전자 변이의 영향을 분석했다. 유전자 가위로 LMNA 돌연변이를 교정하면 줄기세포는 정상 심근세포로 분화됐다.
 

정상 줄기세포에 LMNA 유전자 돌연변이를 유발하면 심근세포가 됐을 때 핵막 모양이 변했다. 정상 심근세포에서는 핵막이 매끈한 타원형으로 보이지만 돌연변이가 있을 땐 이런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찌그러진 형태가 됐다.
 

연구진은 핵막 모양이 변하면 심근세포의 신호전달체계에도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알아냈다. 정상세포에서는 PDGF(혈소판유래성장인자) 신호전달체계가 비활성화돼 있지만, 돌연변이가 있을 때는 이 신호체계가 활성화돼 심근세포의 기능 이상을 일으킨다.
 

이는 PDGF 신호체계를 인위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만들면 심근병증 환자의 증상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판 항암제 중 PDGF 신호체계를 억제하는 약물이 있어 이를 이용하면 임상시험을 더 빨리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철 교수는 "환자의 역분화 줄기세포를 이용해 특정 질환을 실험실 수준에서 모형화한 사례"라고 이번 연구를 소개하며 "정밀의학 시대에 역분화 줄기세포 및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새로운 심장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였다"고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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