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AIDS)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나왔다.
최근 한국연구재단은 한병우 서울대학교 약학과 교수[사진]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단백질의 대표적 구조를 설계해서 치료용 항체 유도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의학센터와 함께했다.
HIV는 에이즈를 유발한다고 알려진 바이러스다. 외피 단백질 삼량체를 이용해 인간 면역세포 표면 CD4 단백질과 결합한 뒤 몸 안에 침투한다.
에이즈 치료 항체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은 HIV 단백질 변이다. 광범위한 변이체 때문에 완벽한 치료제를 만드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병우 교수 연구팀은 2017년까지 알려진 6000개 이상의 HIV 외피 단백질 서열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단백질 ‘콘엠(ConM)’을 백신에 최적화한 형태로 바꿨다.
콘엠 단백질을 짧은꼬리원숭이와 토끼에 각각 주입해 에이즈 치료 항체를 유도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백신으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한병우 교수는 “변이체가 다양해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힘든 HIV 백신 연구에 직접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변종이 심한 독감, 에볼라, C형 간염 바이러스 단백질 등에 대해서도 이 원리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글로벌프론티어사업과 기초연구사업(선도연구센터)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달 30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