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에 케톤뇨 나오면 당뇨병 위험 37% ↓'
이용호·조남한·김규리 교수, 탄수화물 제한 식이 등 당뇨 억제 가능성 제시
2019.05.09 11:2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정상인에게서 공복 시 케톤뇨가 나오는 경우 그렇지 않은 정상인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의료원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조남한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김규리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등 연구팀은 9일 당뇨병이 없는 정상인에서 케톤뇨가 나오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37% 가량 낮게 나왔다고 밝혔다.
 
케톤체는 지방산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우리 몸에서 뇌와 심장, 골격근 등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몸의 지방세포 내 지방 성분이 많이 분해될수록 혈액 안에 케톤체가 증가하게 된다.

최근 체중조절을 위한 간헐적 단식이나 탄수화물 제한 식이요법, 장시간 격렬한 운동 등이 체내 케톤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제1형 당뇨병에서 인슐린 부족으로 발생하는 케톤산혈증의 위험성을 잘 알려져 있었다. 제1형 당뇨병의 경우 케톤산혈증 발생 시 케톤체가 과다하게 생성(12mM 이상)돼 체액이 산성으로 변하고 당뇨병성 혼수로 이어질 수 있다. 정상인에서는 혈중 케톤체 농도가 0.2~5mM에 불과하다.
 
하지만 당뇨병이 없는 정상인에서 케톤뇨가 당대사나 당뇨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질병관리본부 한국인유전체 역학조사사업(KoGES)에서 안성·안산 지역사회 기반 코호트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당뇨병이 없는 8703명이 정상 성인 인구(40~69세)에서 195명(2.2%)이 8시간 공복 상태에서 케톤뇨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복 시 케톤뇨가 나오는 정상인의 경우 그렇지 않은 정상인에 비해 체질량지수(24.5kg/㎡ vs 23.6kg/㎡)와 체지방량 (17.0kg vs 15.5kg)이 적었다. 콜레스테롤 수치(LDL 콜레스테롤 3.0mmol/L vs 3.1mmol/L)나 혈중 인슐린 수치(공복 인슐린 52.8 pmol/L vs 43.1 pmol/L)도 낮았다.
 
연구팀은 케톤체가 검출된 195명과 케톤체가 검출되지 않은 8508명을 1:4(185:740) 비율로 나이와 성별, 체질량지수 등 당뇨병 위험요소를 보정해 매칭했다. 대상군을 12년 추적조사한 결과 케톤체가 검출된 정상인(A군)의 경우 케톤체가 검출되지 않은 정상인(B군)에 비해 당뇨별 발생 위험이 37%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혈당과 대사지표는 공복 혈당의 경우 A군과 B군 모두 12년간 점차적으로 증가했지만, A군에서는 식후 혈당검사 수치가 유의하게 낮았다. 식후 혈당수치가 낮다는 것은 혈당의 조직내 흡수 및 이용이 원활해 당뇨병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용호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 수치의 경우 12년간 두 군에서 유의한 차이 없이 점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인슐린 분비 기능은 A군이 B군보다 유의하게 높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당뇨병연구학회 공식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5월 편집자 선정(Editor’s choice)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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