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설명의무 위반했다면 진료비는 어떻게
법원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됐다고 해서 515만원 당연 면제 아니다'
2016.03.07 12:16 댓글쓰기

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했다 하더라도 의료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환자는 진료비를 병원에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환자 이모씨가 A의료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본소)에서 “A법인은 환자에게 1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또 A의료법인이 환자 이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반소)에서 “환자는 진료비 전액을 돌려주라”고 선고했다.


교통사고 환자인 이씨는 A의료법인이 운영하는 병원에 입원해 의료진으로부터 2회에 걸쳐 양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이씨 우측 무릎에는 외측반월상연골 부분 절제술을, 좌측에는 무릎 전방십자인대재건술을 시행했다.


수술 이후 환자는 좌측 슬관절 부위의 관절운동을 영구적으로 할 수 없게 되자 6979만원의 손해배상을 병원에 제기했다. 


병원은 이씨의 진료비를 보험사에 청구했다. 보험사는 진료비의 80%에 상당하는 금액을 병원에 일단 지급하고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분생심의회 심사를 청구했다.


심사 결과 치료비 반환 결정이 나왔다. ‘좌측 슬관절 전방십자인대는 퇴행성 변화는 있으나 형태가 유지되고 파열소견 및 급상 손상소견이 없어 수술은 적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병원은 진료비 515만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환자에게 이를 돌려 달라고 반대 소송을 냈다. 


법원은 환자가 주장한 병원의 오진 및 진료방법 선택상의 과실은 없다고 바라봤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 사실은 인정해 12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환자가 입게 된 악결과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고, 의료진은 보존적 치료방법의 선택 가능성뿐만 아니라 수술 전체의 합병증에 대해서도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위반 정도가 중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병원이 환자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는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의사가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술에 관한 진료비 채무를 부담할 이유가 없다”는 환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료진의 진료방법 선택상의 과실이나 시술상의 과실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환자 진료비 채무가 당연히 감경되거나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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