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커뮤니티케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방문의료에 대해 적절한 수가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학계의 주장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도 공감을 표했다. 심평원은 적절한 수가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려냈다.
대한가정의학회가 최근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개최한 ‘제3회 대한가정의학회 보험위원회 세미나’에서 건국대의대 예방의학과 이건세 교수는 이 같이 주장했다.
이건세 교수는 "커뮤니티케어 활성화에서 일차의료기관 역할은 방문 의료에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건세 교수는 “우리나라는 중증환자 치료를 잘 하고 있다. 대형병원이 중증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개원가에서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앞으로 개원가가 나갈 방향은 이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나라 개원가 시스템에서는 방문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가 없다”면서 “의사, 간호조무사 둘이서는 수가도, 시스템도 절대로 할 수 없다. 일차의료 역량을 키워서 기능이 떨어지는 환자들, 의료취약계층 등 어려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들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스템이 부재한 우리나라에서 커뮤니티케어가 성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는 케어코디네이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건세 교수는 “의사와 간호조무사 외에 환자 주거 및 건강의료, 요양돌봄, 서비스 등 의사들이 하지 않아도 되는 여러 활동을 맡는 사람들이 케어코디네이터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지속적인 서비스를 절감된 비용으로 제공해야 한다. 커뮤니티케어에 있어서 케어코디네이터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현행 제도로는 방문의료 지속 가능한 시스템 안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도 이건세 교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조비룡 교수는 “현재 개원가에서는 방문의료가 이뤄질 수 없다”며 “방문의료가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24시간 연락받을 수 있는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해야 한다. 수가 문제도 있지만 우리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봤다.
조 교수는 “지금의 5~10배를 줘야 한다. 하지만 준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방문의료를 지속가능케 만드는 시스템이 없다. 1~2차례 방문으로 끝나는 것이다. 개원가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일본에서도 3명 이상의 방문 의사들이 협력하는 팀을 꾸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차의료기관에서 전문성 있는 케어코디네이터와 함께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심평원은 방문의료를 활성화할 수 있는 수가와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학계 주장에 공감을 표했다.
의협 성종호 정책이사는 “커뮤니티케어는 의사들의 진료 패턴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인센티브로 보상하지 않으면 이 변화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협은 급성기병원, 요양원 등의 시설에서 의료가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의원급 의료기관이 개별진료를 많이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접근이 어렵다. 그럼에도 커뮤니티케어가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이 살아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정옥 의료수가실장은 “시범사업을 하다 보니까 수가가 너무 낮아서 활성화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적정수가를 마련할 것”이라며 “본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시범사업 과정에서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가도 보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부, 학계와 논의해서 좋은 체계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24시간 필요한 대부분이 의사들 봉사로 이뤄지고 있다. 환자, 보호자의 방문 전화를 받고 있다. 방문의료가 커뮤니티케어 내에서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일차의료 중심으로 방문의료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