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암을 유발하는 물질을 분해하는 단백질을 발견, 또다른 개념의 간암 치료방법 개발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연세대학교 최강열 교수 연구팀이 대표적 암 유발인자인 ‘라스(Ras)’를 분해해 암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라스 유전자는 암 발생과 관련해 중요한 인자 중 하나로 암 환자한테서 평균 30% 이상 높은 비율로 돌연변이 형으로 발견된다.
라스 돌연변이는 세포 성장과 관련된 신호 전달계를 활성화해 암을 일으킨다. 많은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도 갖는다.
이 때문에 라스를 제어하는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개발의 어려움, 약물 후보물질의 독성 등으로 인해 성공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간암 환자의 정상 및 간암 조직을 이용해 라스와 결합하는 새로운 단백질들을 발굴했다.
이 중 ‘WDR76’이라는 단백질이 효과적으로 라스를 분해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WDR76으로 라스의 안정성을 조절함으로써 간암을 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간암이 유발된 동물모델에서는 WDR76 결핍에 의해 라스 단백질이 증가하며 간암이 촉진된 반면 WDR76이 과발현 됐을 때는 라스 단백질이 분해되며 간암이 억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선도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 17일자에 게재됐다.
최강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라스의 구조를 변화시키려던 기존 연구에서 벗어나 라스의 양을 조절함으로써 단백질 활성을 제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그는 “특히 라스 돌연변이의 유무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한 효과적인 암 치료제 개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