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국민건강검진 항목에 65세 이상 의료급여수급권자를 대상으로 심전도 검사를 실시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전도 검사를 통해 부정맥 중 하나인 심방세동을 조기에 검진하고,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30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심뇌혈관질환 관리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는 이같이 주장했다.
심방세동이란 심방이 어떤 이유로 강하게 뛰는 것을 일컫는 말인데, 이 경우 심장에 피가 흐르지 않아 혈전이 생기게 된다. 혈전이 생기면 뇌졸중 위험도는 최대 5배까지 증가하게 된다.
정 교수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심방세동 환자는 두 배가량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 환자에서 8% 이상, 70~80세 6%, 60~70세 3% 등이 심방세동을 가지고 있고, 65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심전도 검사를 진행하면 20명 중 1명 정도 심방세동이 나온다.
정 교수는 “심방세동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스크리닝(심전도 검사)이 필요하다”며 “심방세동은 최근 10년 간 입원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전체 구의 20명 중 1명이 앓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심각성을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심전도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유럽 심장학회는 65세 이상에 맥박·심전도 등 스크리닝을, 75세 이상에는 2주 간격으로 2회 스크리닝을 권유했다.
우리나라 대한 부정맥학회의 권고 지침도 ‘65세 이상 환자에서 맥박수·심전도 측정을 통한 심방세동 스크리닝을 권장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 가장 좋은 건강검진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40세 피검사·가슴 엑스레이, 66세부터는 생애전환기 검사로 골밀도검사·내시경·복부초음파·우울증 검사도 하는데 7100원 정도 밖에 들지 않는 심전도가 빠졌다”며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방세동 조기 발견율을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심혈관질환 예방 근간에 이상지질혈증 빠져”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송기호 교수가 우리나라 심혈관질환 정책에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이 빠져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발의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에는 이상지질혈증이 포함돼 있었으나, 2017년 제정·시행된 법률에는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심장정지·뇌졸중 등 뇌혈관질환·고혈압·당뇨병 등만 있을 뿐 이상지질혈증은 빠졌다.
송 교수는 “특히 고지혈증의 콜레스테롤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며 “이상지질혈증 단독으로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인자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성이 크지만,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기만 해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법 개정안을 발의하거나 ‘그밖에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질환’으로 이상지질혈증을 포함하는 방안과 이미 심뇌혈관질환을 경험한 환자에 대한 재발장지대책으로 콜레스테롤 관리에 대한 부분이 포함되는 것도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