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질환 발생 및 진행과 관련된 유전자에서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기능이 새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DNA 복구를 통해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조절하는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 연구팀이 만성골수성백혈병 관련 특정 단백질 DNA 복구 기능에 대한 연구를 5년 동안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60명의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검체에서 추출한 REXO5(RNA Exonuclease 5) 단백질을 분석했고, DNA 손상에 미치는 영향과 백혈병 유발 여부를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에서 REXO5 단백질이 고갈되면 손상된 DNA에 RNA가 붙는 고리 모양 R-LOOP 구조에 의해 유전체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상세포와 비교해 복제에 관여하는 S기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세포 성장이 억제되는 게 관찰됐다. 이는 REXO5가 DNA 손상을 복구하는 기능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즉 REXO5 단백질이 R-loop RNA 가닥에 결합해 DNA 손상 부위로 이동한 후 핵산분해효소 부위를 통해 R-loop RNA 가닥을 분해하고 R-loop이 해체되면서 DNA 손상 유전체를 복구했다.
또 REXO5 단백질이 고갈되면 세포 성장이 억제되었다. 비정상적인 만성골수성백혈병 세포 성장을 촉진하는데 REXO5가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 같은 연구는 RNA 처리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REXO5 단백질 새로운 기능을 찾아낸 것으로, 백혈병 발병 및 DNA 손상반응 연관성을 밝혀낸 연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뤄졌다.
김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REXO5 단백질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만성기로부터 급성기 진행을 늦추거나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달 30일 세계적 권위 국제학술지인 ‘루케미아(Leukemia, IF 12.8) 인터넷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