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억제 호르몬으로 '노인 우울증' 예측'
분당서울대 김기웅 교수팀 '아디포넥틴 농도 높을수록 위험 커져'
2018.11.29 10:4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물질인 아디포넥틴 농도가 높을수록 노인 우울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체내에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물질인 아디포넥틴(adiponectin) 농도가 높은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5년 뒤 우울증 발병 위험이 약 11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우울증 조기진단을 위해 생체표지자를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특히 우울증 환자에서는 정상인보다 염증성 물질의 분비와 농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염증성 물질을 우울증 예측에 활용하고자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다.


그러던 중 연구팀은 인체에서 가장 풍부한 항염증물질 중 하나인 아디포넥틴에 주목했다. 아디포넥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염증을 차단하고 억제하는 항염증성 물질이다.


동맥경화, 심장병과 같은 염증성 질환 위험을 낮춰주는 ‘좋은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물질의 우울증 생체표지자 가능성 확인 연구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먼저 서울시 및 성남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노인 중 기분장애를 진단받지 않은 63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설정했다.


모든 대상자의 혈액을 수집해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를 측정, 5년 뒤 구조적 인터뷰를 통해 우울증 발병 여부를 살펴봤다.


혈중 아디포넥틴의 농도에 따라 633명의 노인을 211명씩 상위, 중위, 하위 세 그룹으로 분류해 나눴을 때, 상위 삼분위 그룹의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는 16.34μg/mL였으며, 하위 삼분위 그룹은 3.54μg/mL로 확인됐다. 


5년 뒤 우울증의 발병 위험성을 분석한 결과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가 상위 삼분위에 해당하는 노인들은 하위 삼분위의 노인들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11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며 우울증이 생기려 할 때 체내에서 다양한 염증성 물질들이 증가하고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데, 그만큼 염증을 억제하기 위한 항염증물질도 동시에 증가되는 현상이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표적인 항염증 물질인 아디포넥틴을 우울증의 조기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힌 최초의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전문의의 우울증 진단 및 평가를 보조하고 예방적 치료나 개입을 판단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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