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항암제 내성 극복 '새 병용치료 타깃' 발굴
조광현 KAIST 교수 연구팀, 정밀의학·신약개발 기대
2019.05.07 15:2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대장암의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병용치료 타깃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조 연구팀은 암세포의 복잡한 생체데이터를 분자 네트워크 관점에서 분석하는 시스템생물학 접근법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이 방법을 통해 암세포가 가지는 약제 내성의 원리를 시스템 차원에서 파악하고, 새로운 약물 타깃을 체계적으로 발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 연구팀에는 박상민 박사과정, 황채영 박사 등도 참여했고, 국제학술지 ‘유럽생화학회저널’의 4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암은 흔하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난치병으로 특히 대장암은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 100만 명을 넘었다. 국내의 경우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등으로 인해 발병률 증가 속도가 10년 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대장암 환자의 발생률 및 사망률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암세포의 특정 분자만을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가 개발돼 부작용을 크게 줄이고 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여전히 약물에 반응하는 환자가 매우 제한적이며 그나마 반응을 보이더라도 표적 항암치료 후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겨 암이 재발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또 FDA 승인을 받은 대표적인 대장암 치료제인 세툭시맙(cetuximab)의 경우 약물 반응성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 KRAS 유전자 돌연변이의 유무가 활용되고 있는데, 이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에게 처방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KRAS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도 세툭시맙 반응률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기존 항암 화학요법 단독시행과 비교해도 평균 5개월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그치고 있다. 오히려 KRAS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게서 반응성이 있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이에 조 연구팀은 유전체 데이터 분석, 수학 모델링,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과 암 세포주 실험을 융합한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세툭시맙 반응성에 대한 바이오마커로 다섯 개의 새로운 유전자(DUSP4, ETV5, GNB5, NT5E, PHLDA1)을 찾아냈다.
 
그리고 대장암세포에서 각 유전자를 실험적으로 억제한 결과, KRAS 정상세포에서 발생하는 세툭시맙 내성을 모두 극복할 수 있었다.
 
특히 GNB5를 억제하면 KRAS 돌연변이가 있는 세포주에서도 세툭시맙 처리에 따른 약물내성을 극복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GNB5의 억제를 통해 대장암 환자의 KRAS 돌연변이 유무와 관계없이 세툭시맙에 대한 내성을 극복할 수 있어 GNB5가 효과적인 병용치료 분자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조 연구팀이 제시한 유전자를 바이오마커로 활용하면 세툭시맙에 잘 반응할 수 있는 민간 환자군을 미리 선별해 치료할 수 있는 정밀의학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발굴된 유전자들을 표적화 하는 신약개발을 통해 내성을 가지는 환자군에 대해서도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세툭시맙 치료 대상에서 제외됐던 KRAS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군에 대해서도 GNB5의 억제를 통해 치료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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