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준 이사장 '한국 임상시험 디지털 전환 늦다'
'전세계 6위 수준 경쟁력, 구축 기회 놓치면 임상 강국 자리 잃을 수 있어'
2022.04.13 06:08 댓글쓰기
촬영=신용수 기자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국내 신약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임상시험 스마트화에 대한 ‘드라이브(속도)’가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임상시험 스마트화를 위한 사업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과도한 규제를 손보지 않으면 어렵게 일궈낸 임상 선진국 타이틀을 놓칠 수 있다는 경고였다.
 
배병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이사장은 12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원스톱 스마트 임상시험 체계 구축사업’ 공청회에서 “우리나라 임상시험 디지털 전환이 다른 나라보다 늦은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배 이사장은 이어 “전체적으로 보면 현재 우리나라 임상시험 국제 경쟁력은 세계 6위 수준이다. 점유율은 3.7%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참여율은 20위 수준에 그쳐 점유율과 참여율 간 괴리가 있다. 디지털 전환이 더 늦어진다면 임상 강국 자리마저 놓칠 수 있다. 본격적으로 또한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이사장은 특히 ‘비대면 임상’에서 늦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배 이사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임상시험 중 비대면으로 이뤄진 임상은 약 18%를 차지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단 1건의 승인도 없었다.
 
그는 “지난해 우리나라 임상 경쟁력은 세계 6위를 유지했는데, 비대면 임상 등 스마트 임상 분야에서는 유독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마트 임상은 다른 임상 분야 대비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임상 비용 단축 및 고도화를 위해서도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그동안 KONECT와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임상을 비롯한 스마트 임상 분야 발전을 위해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 기반구축 사업’을 진행해왔다. 
 
복지부와 KONECT 외에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해당 사업으로 지원받은 임상 연구는 성과 지표인 SCI 논문지수의 순위보정영향력지수는(mmIF) 91.7을 기록하면서 당초 사업 목표보다 140% 수준으로 높았다. 
 
임상시험 기반기술 관련 특허 등록은 5건 있었고, 특허 등급 평가 지표인 SMART 지수와 스마트 임상시험 실용화 지수는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임상시험 IRB 승인 건수는 2020년 450%, 2021년 300% 초과 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KONECT는 이번 사업 성과에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배 이사장은 “이번 사업성과는 괄목할 만하지만, 국제적인 눈높이에서 봤을 때 최소한 따라잡는 투자 수준”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투자와 보완‧보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스톱 스마트 임상시험 체계 구축 심혈 기울이고 관련 규제 개선도 적극 추진"
 
KONECT와 의료계는 올해부터 진행할 ‘원스톱 스마트 임상시험 체계 구축사업’과 함께 임상시험 관련 규제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스톱 스마트 임상시험 체계 구축사업은 ▲질환별 환자매칭 플랫폼 구축 ▲비대면 임상시험 시스템 구축 지원 ▲국가 CTMS(임상시험관리시스템) 보급 및 확산 ▲국가 임상시험 빅데이터 연구센터 설립 등을 주요 사업내용으로 한다. 총 사업비 188억원 규모로 5년간 진행된다.
 
배 이사장은 “우선 하이브리드 임상부터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향후 비대면적 요소를 점차 확대해가야 한다”며 “이번 사업에서 다른 나라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진 비대면 임상을 복기해 우리나라에서 적용하는 등 초기 단계의 모의 적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패널 토론회 좌장을 맡은 장인선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통해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임상 관련 규제들이 파격적으로 해소되는 것을 봤다”며 “개선하려면 할 수 있는 것이 법규다. 의지가 중요하다. 규제 개혁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우리나라 임상이 한 단계 올라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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