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의원급 요양기관 요양급여비용 협상 결과에 대해 의료계가 잇단 성명을 발표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마무리된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협상에서는 병원(1.6%)과 치과(2.5%), 약국(3.6%), 조산원 (4.0%), 보건기관(2.8%) 등 5개 유형은 건강보험공단과 협상이 체결된 반면 의원급 요양기관(최종 2.1%)은 난항 끝에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대한신경외과의사회는 “결과는 결렬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고 정부와 의료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며 “사냥이 끝나면 개는 버려진다. 작금의 수가협상을 이것보다 더 적절하게 표현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에서 정부는 봉사와 희생이라는 윤리적 무기를 이용해 의료계에 손을 벌렸지만, 상황이 정리돼 가는 지금 의료계를 손절하려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신경외과의사회는 “우리나라 의료에 있어 수가는 모든 문제의 시작이고 해결책이고 동시에 결과”라며 “정부와 의료계 갈등,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 직역 간 갈등, 보건의료 노조 투쟁 등 모든 것은 비용 지불의 주체와 객체 문제로 귀결되고 결국 저수가라는 근원적 문제로 집약된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항상 그래왔듯이 수가협상에 있어 정부 자세는 일방 통고에 가까웠으며, 의료계 요구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물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 인상을 결정하면서 거창한 공공성 강화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후안무치”라고 말했다.
이어 “리는 이번 협상에서 정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고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바로 잡기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와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도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위법·위압적인 수가협상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는 “2023년도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협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갑질만 횡행했다”고 강하게 질타하며 “위법·위압적인 수가협상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이번 수가협상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거치면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진료 현장에서 일한 의원 종사자들의 수고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줄 기회였다”며 "그럼에도 수가협상 기간 내내 건보공단은 고압적이고 불성실한 태도와 재정운영위원회의 월권적인 행위로 협상이 결렬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전에 정부가 물가를 반영해 고시했던 방식만도 못한 엉터리 요식 행위를 왜 하는가”라며 “수년간 최저 임금이 급상승하고, 소비자 물가가 5% 넘게 치솟는 현 상황에서 이번 수가협상 결렬은 경영난에 빠진 의원들을 사지로 내몰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또한 "납득하기 어려운 수가 인상률에 반대하며 뿌리까지 썩은 수가협상 구조 폐기를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이번 수가 협상에서 재정운영위원회가 보인 갑질에 대해 해명하고 이에 대한 책임과 진심 어린 사과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수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