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주도 암 진단·치료에 도전장 '亞 암(癌)'
한‧중‧일 주축 아시아종양학회, 운영 본격화…'피동→능동' 패러다임 변화
2022.06.17 05:40 댓글쓰기



미국과 유럽이 주도해 온 세계 암(癌) 진단 및 치료 분야에 패러다임 변화가 예고됐다. 상대적 약소 지역으로 인식돼 온 아시아 국가들의 동맹에 기존 맹주들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13개국 주요 암 관련 단체들이 결성한 아시아종양학회(Asian Oncology Society, ASO)가 16일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학술대회 막을 올렸다.


아시아종양학회는 기존 아시아 암 분야를 대표했던 아시아태평양 암연맹(APFOCC)과 아시아임상종양학회(ACOS)가 통합된 기구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하나의 강력한 종양 관련 기구를 만들고자 지난 2018년 2월 아시아종양학회(AOS)라는 명칭으로 통합을 결정했다.


이후 2019년 10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일본임상종양학회에서 공식 출범식을 거행했다. 아시아 14개국 43개 암 관련 학회가 회원학회로 참여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한국에서도 대한암학회, 한국유방암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대장항문학회,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종양외과학회, 대한위암학회 등 7개 학회가 참여했다.


AOS 초대회장은 고려의대 김열홍 교수가 맡았으며 서울의대 양한광 교수, 중국항암협회 Ying Wang, 일본 Kazuhiro Yoshida 교수가 초대 사무총장을 맡았다.


세계 암(癌) 진단 및 치료 맹주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유럽종양학회(ESMO)에 필적하는 단체를 표방했지만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출범 후 첫 학술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2020년 필리핀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펴는데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ASO는 명실상부 아시아를 대표하는 암 학술단체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이번 서울대회는 AOS 출범 후 두 번째 학술행사로, 코로나19로 움츠렸던 활동을 본격화할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열기도 뜨겁다. 이미 전세계 40개국 2000여 명의 기초 및 임상 암연구자들이 등록하며 풍성한 학술 교류 장(場)을 예고하고 있다.


ASO 김열홍 초대회장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열홍 회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ASO가 주도할 전세계 암 진단 및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확신했다.


김열홍 회장은 “그동안 아시아 암 관련 학회들은 ASCO나 ESMO 등에서 다뤄진 내용을 답습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아시아종양학회 출범으로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암 분야에서 아시아는 방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치료제나 장비 등 관련 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제는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피동에서 능동으로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는 각오다. ASO는 그 변화의 주축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진단, 수술, 치료제 등 전 분야에 걸쳐 세계가 주목할 각종 임상결과 등이 발표되는 공식 무대가 되고, 이를 토대로 병기 설정 등 가이드라인 변화까지 선도하는 게 목표다.


아울러 활발한 학술교류와 교육사업 등을 통해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의 암 진단 및 치료 수준을 상향 평준화 시키는 것도 중요한 지향점이다.


이를 위해 △학술위원회 △가이드라인위원회 △교육위원회 △임상시험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꾸리고 각 분과별 적극적인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아시아 암 전문가들의 의기투합에 ASCO나 ESMO 등 기존의 맹주들도 긴장하고 있다.


ASCO는 향후 협력 강화를 위한 공조체계 구축을 제안했고, ESMO는 아시아종양학회 학술대회 축하영상 요청을 거부하는 등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김열홍 회장은 “아시아종양학회 출범으로 글로벌 학회들 견제가 체감된다”며 “향후 전세계 암치료 패러다임 변화에서 ASO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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