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치아 비뚤거림, 부모 유전 가능성 낮아"
아주대임상치의학대학원 김영호 교수팀, 150명 쌍둥이 등 연구
2022.07.08 16:11 댓글쓰기




자녀의 비뚤거리는 치아가 부모 영향일 가능성이 낮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 임상치의학대학원 김영호 교수·채화성 강의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쌍둥이를 둔 553명의 가족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일란성 쌍둥이 36쌍, 이란성 쌍둥이 13쌍 그리고 형제 26쌍(평균 연령 39.8세, 모두 동성) 총 150명의 옆얼굴 방사선 사진인 측모두부방사선사진(Lateral cephalogram)을 촬영해 다양한 수평·수직 길이, 각도와 비율을 측정했다. 


측정 수치는 유전역학에 근거한 통계 방법을 이용해 대상자 간 일치도를 찾아내고, 일치도를 통해 유전적 연관성을 예측했다. 


그 결과, 얼굴의 유전율은 크기보다는 모양에서, 수직적 길이와 비율에서 높은 유전율을 보였다. 반면 치아의 유전율은 앞니와 송곳니의 수직적 위치 외에는 상대적으로 유전율이 낮았다. 


일례로 한국인 얼굴에서 높은 빈도를 보이는 주걱턱은 유전 성향이 강해 부모로부터 유전될 확률이 높고 크기보다는 모양이 더 유전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잘 알려진 유럽의 합스부르크 왕가의 전형적인 얼굴을 보면 필립 2세의 딸 이사벨라는 소녀 시절, 아빠인 필립 2세의 주걱턱 모양을 빼닮았다. 


연구팀은 “그러나 치아는 유전 성향이 낮아 부모의 치열이 가지런해도 자녀의 치아는 비뚤거릴 수 있다”며 “형제간에도 다른 치열 양상을 흔히 볼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대상 중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유전자가 100% 동일해 동일한 치열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치열 양상이 거울을 보듯 대칭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은 상악의 왼쪽 송곳니가 튀어나와 비뚤거리고, 다른 한 명은 반대쪽인 오른쪽 송곳니가 튀어나와 있었다. 


쌍둥이가 자궁 내에서 서로 반대쪽에 대칭으로 위치하며 자라 거울상(mirror image)을 보이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김영호 교수(아주대 임상치의학대학원장·치과병원장)는 “자궁에서 아이 얼굴과 치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유전적 요소 외 환경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치아는 유전 성향이 낮아 부모가 자녀의 비뚤거리는 치아에 대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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