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IT기술 과하게 의존하지 말고 중심 잡아야"
김헌성 서울성모병원 교수 "디지털치료제 등 막연히 좋다고 알려진 사안 경계심 필요"
2022.09.06 06:43 댓글쓰기




비대면 진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가 부상하며 산업계와 의료계의 입장이 다소 차이가 있는 가운데 “IT 기술에 과하게 의존하지 말고 의사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헌성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 IT융합 대사증후군 위원회 세션에서 이 같은 소신을 피력했다. 


현재 대한의료정보학회, 대한디지털헬스학회,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 등의 학술이사로 활동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깊게 몸담고 있는 그가 이 같은 조언을 내놔 눈길을 끈다.  


김 교수는 “과거 응급실 인턴이 충수돌기염 진단 시 CT를 찍으면 ‘의사가 어떻게 CT만 신뢰하냐, 손을 믿어야 한다’고 혼났다”며 “그러나 이제는 CT를 안 찍으면 ‘너는 뭘 믿고 안 찍냐’며 혼난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CT가 도입되면서 의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영상의학과 등 의료계가 세분화된 것이 핵심”며 “디지털 헬스케어도 결국 의사 역할이 중요한데, IT 산업계와 의료계 협심이 참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일례로 현재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를 둘러싼 산업계와 의료계의 상반된 시각을 소개했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약물치료를 거부하는 환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의료계 전반에는 “그런 환자에게 디지털치료제를 처방하는 것이 타당한가, 끝까지 약물치료를 설득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또 “기존 약물에 비해 개발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고 부작용이 적다”는 산업계의 일부 주장 또한 “안전성과 효과가 우선이지 저비용이 장점이냐, 부작용은 아무도 모른다”는 의료계 시각과 충돌하고 있다. 


이에 김 교수는 “당분간 대부분의 디지털치료제는 의료진의 기존치료법 보완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막연하게 ‘좋다’고 알려진 사안에 대해 의사가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등 개인에 모바일 강요 아닌 사회적 공감대 형성돼야” 


만성질환자를 위한 연속혈당측정기(CGM), 만보기 어플리케이션 등 디지털 헬스케어는 이미 모바일 형태로 일상에 만연하다. 


김 교수는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방향성이 과장돼있다”고 진단하면서 “개인에게 모바일 헬스케어를 강요하는 모양이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학회와 국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비만 아동 치료를 위해 아이에게 ‘효과가 좋다는’ 어플을 깔아주거나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치료해야 하고, 나아가 학교 정문 앞 인스턴트 음식점이 난립한 사회적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술 발전에만 매달리지 않고 환자와 의사들도 부지런히 교육을 이수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 입장이다. 


김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는 어쩌면 단순히 병원 가기 싫어하는 환자들이 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지속적인 환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게임에 비유했다. 김 교수는 “적의 대장을 해치우기 위해 레벨 10 아이템을 찾아다니며 장착해도 내 레벨이 1이면 아이템을 못 쓴다”며 “나의 수준을 상승시키면서 아이템과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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