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대규모 참사, 국민 트라우마 확산 우려"
신경정신의학회‧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등 "사고 영상 유포‧혐오표현 자제"
2022.10.31 12:22 댓글쓰기



사진제공 :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참사 발생으로 전 국민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의료계가 연이어 성명을 발표하며 트라우마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의학회 및 의사단체는 이태원 사고 현장 영상이나 사진 등을 여과 없이 퍼뜨리지 말고, 피해자나 유가족 등에 대한 혐오표현을 자제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사장 오강섭)는 “이번 참사는 인명피해가 큰 사고로 국민들은 또 하나의 커다란 심리적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됐다”며 “추가적인 심리적 트라우마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사고 당시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은 “사고 당시 참혹한 영상과 사진이 SNS 등을 통해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신경정신의학회는 피해자 및 유가족에 대한 혐오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전했다. 


학회는 “재난 상황 속 온라인 상에서 나타나는 혐오 표현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유가족과 현장에 있었던 분들의 트라우마를 더욱 가중시키고 회복을 방해한다”며 “이러한 혐오와 낙인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해 재난 상황을 해결하는 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번 참사로 사망한 분들의 유가족과 지인, 부상당한 분들과 가족, 목격자, 사고대응인력 등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큰 충격이 예상된다”며 “대규모의 정신건강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학회는 “세월호 참사, 코로나19 대유행을 비롯한 국가적인 재난상황에서처럼 민간 전문가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이번 참사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누군가 탓하고 비난하는 태도 멈춰야…혐오·낙인, 사회적 갈등 유발"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학회장 백종우)도 “대규모 사망과 부상이 발생한 재난 사고는 생존자와 유가족, 목격자, 그 외 많은 사람이 겪을 수 있는 마음의 고통인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학회는 “대중의 비난은 생존자와 유가족 마음에 더욱 크고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며 “비난을 멈춰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그들은 “유가족은 원망과 분노, 죄책감에 휩싸일 수 있다”며 “갑작스러운 사고와 죽음이 고인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으로 이해해줄 가족, 친척, 친구와 함께 고통을 나누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생존자는 참사 후 불안과 공포, 공황, 우울, 무력감, 분노, 해리증상 등 트라우마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당연한 반응이지만, 고통이 심하고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즉시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라”고 덧붙였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회장 김동욱)는 트라우마 확산을 막기 위해 누군가를 탓하려는 태도를 지양해달라고 전했다.


의사회는 “참담한 사고로 인해 많은 분들이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트라우마의 확산을 막고, 추가적인 심리적 어려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불운의 사건이 일어나면 사건의 발생과 이후 감정에 대해 누구를 탓하려 한다”며 “그날 그 시간에 사고를 바라고 참석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리 가볍다고 해도 혐오나 조롱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오랫동안 무겁게 남기 때문에 말을 아끼고 감정을 배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사회는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는 사고 소식이나 영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들은 “직접 사건을 겪거나 목격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노출되기만 해도 심리적 트라우마를 충분히 겪을 수 있다”며 “미디어 유발 트라우마에 대한 연구 결과도 많으니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영상 접촉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재난 피해자일 수 있다”며 “의사회도 이런 상황에서 심리적 어려움이 방치 및 악화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임상심리학회는 “갑작스런 참사 소식을 접한 국민들이 충격과 비탄에 빠져 있으리라 생각된다”며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 일정 기간 심리적, 신체적 변화와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 회복에는 공동체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피해자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이나 혐오 발언은 2차 피해를 가져와 초기 안정화에 악영향을 끼치며 트라우마 회복을 어렵게 하니 자제 부탁드린다”고 조언했다.


또한 “사건 당시 동영상을 공유하는 행위 역시 삼가 부탁드린다”며 “학회는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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