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도전문의 60% 번아웃…"보상·권한 필요"
외과학회, 설문조사 결과 공개…10명 중 9명 "심리적·업무적 도움 없어"
2022.11.03 12:18 댓글쓰기

대한외과학회가 전공의 수련을 위해 2018년부터 시행 중인 책임지도전문의 제도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을 담당하는 책임지도전문의들 상당수가 업무 과다 등에 따른 번아웃을 경험하고, 보상과 권한이 없는 데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경희의대 민선영 교수는 '책임지도전문의 번아웃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책임지도전문의 번아웃 실태와 업무 환경 요인을 분석,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진행됐다. 대상은 수련병원 책임지도전문의였으며, 44명이 참여했다.


44명 중 실제 번아웃을 진단받은 책임지도전문의는 3명이 있었으며, 진단과 무관하게 본인이 번아웃 상태라고 여기는 이들은 조사 대상의 60%에 달하는 26명이었다.


'현재 상태와 관련해 심리적 혹은 업무적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응답에 '없다'라는 응답이 90.9%로 대부분이었다.


책임지도전문의를 맡은 이들의 과내 위치는 연차가 낮은 그룹이 27.3%, 중간그룹 63.6%, 상급그룹 9.1%로 상당수가 중간 레벨 업무를 수행했다.


책임지도전문의 업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대한 질의에는 대부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답변을 보면, ▲원하지 않았고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응답이 31.8% ▲싫지는 않지만 나의 개인 업무가 추가되는 부담 27.3% ▲일의 중요성을 알고 관심도 있지만 개인 희생이 너무 큰 업무 29.5% ▲비협조적인 환경에 희생을 하더라도 해야만 하는 업무 9.1% ▲노력과 관심만큼 환경이 개선돼 보람이 있는 업무 2.3% 순이었다. 응답자 중 43명이 부정적으로 답했으며, 긍정적인 응답은 1명에 불과했다.


책임지도전문의 업무를 수행하는 본인의 자체 평가에서도 절반 이상은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응답을 내놨다.


업무 이해도가 낮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13%였으며, 업무 이해도는 있으나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0.9%에 달했다. 업무 이해도가 높지만 시간이 부족해 아쉬움이 있다는 응답도 31.6%였다. 나로 인해 실질적인 발전이 있다는 응답은 13.7%에 불과했다.


응답자 절반은 책임제도전문의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승진이나 급여 등 실질적인 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전공의 업무에 관한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는 응답 20.5%, 교육업무 외 부담 완화를 요구하는 응답도 15.9%였다.


84% "책임지도전문의 역할 다시 제안받으면 거절" 


특히 책임지도전문의 역할을 다시 제안 받는다면 수락하겠다는 응답은 15.9%였으며, 84.1%는 수락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설문에 응답한 책임지도전문의는 이 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비판 내용을 보면 ▲보상은 없고 의무만 있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비난 ▲시간과 노력에 비해 보상 미미 ▲의미없는 희생 ▲책임지도전문의 맡을 최소 경력 필요 ▲보상없는 과도한 업무 ▲개인 희생 강요 ▲실효성 의문 등이 주를 이뤘다.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보상과 권한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또 현재 과장급 이상은 책임지도전문의를 맡지 못하게 돼 있는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한편, 책임지도전문의 제도는 전공의 교육을 위해 대한외과학회가 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시행 5년차가 됐다.


하지만 수련을 받는 전공의는 물론 수련교육을 맡는 책임지도전문의 역시 불만을 토로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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