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책임지도전문의 삐걱…해법 없을까
제도 효용성 의구심 갈수록 커져…"수련비용 국가 지원"
2022.11.19 06:47 댓글쓰기

대한외과학회가 전공의 수련을 위해 지난 2018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책임지도전문의 제도 운영이 삐걱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련을 맡은 책임지도 전문의와 수련을 받는 전공의 상당수가 번아웃을 경험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를 깔끔히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대한외과학회는 지난해와 올해 추계학술대회에서 책임지도전문의 관련 세션을 마련, 전공의와 책임지도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책임지도전문의 제도 도입 후 전공의나 지도를 맡은 전문의들 불만이 높다는 부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그런데 실제 조사를 해본 결과, 제도에 대한 평가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과 전공의 80% "업무 과다 등 사직 고려"


지난해 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외과 전공의 10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있었다.


주요 설문 중 하나였던 사직을 생각했던 경험을 묻는 질문에 전공의 78.6%는 '사직 고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사직 고려의 원인으로는 48.5%가 '과다한 업무량'을 꼽았다. 또 '타과에 비교해 삶의 질이 매우 낮다'는 응답과 '피교육자가 아닌 노동자로만 느껴진다'는 응답도 40.8%로 뒤를 이었다.


또 전공의 35.9%는 '업무 강도가 높다'고 여겼으며, '근무시간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응답도 34%에 달했다.


특히 전공의들은 책임지도전문의와 면담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기회'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9%에 그쳤으며,  29.1%의 전공의는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응답했다. 


책임지도전문의 60% 번아웃…재수락 16% 불과


올해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책임지도전문의 4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전공의와 마찬가지로 교육을 맡은 전문의들도 해당 제도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4명 중 번아웃을 진단받은 책임지도전문의는 3명이 있었으며, 진단과 무관하게 본인이 번아웃 상태라고 판단한 이들은 조사 대상의 60%에 달했다.


책임지도전문의 업무를 어떻게 평가하는 지에 대한 질의에는 대부분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원하지 않았고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응답이 31.8%, '일의 중요성을 알고 관심도 있지만 개인 희생이 너무 큰 업무' 29.5%, '싫지는 않지만 나의 개인 업무가 추가되는 부담' 27.3% 순이었다.


특히 책임지도전문의 역할을 다시 제안 받는다면 '수락하겠다'는 응답은 15.9%에 불과했으며, 84.1%는 '수락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도를 맡은 전문의 대부분이 억지로 떠맡겨진 업무로 여기고 있었으며, 희생만 있고 권한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외과학회는 외과는 필수의료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제도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책임지도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보상을 주요 대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외과학회는 "전공의 수련 비용 지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하며, 이를 국가에서 부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와 관련, 연구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을 전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전공의 수련 비용 지원과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다"며 "전공의는 피교육자지만, 근로자 성격도 있는 만큼 국가가 비용 지원을 해야 할지에 대한 부분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수련 비용 지원을 하게 될 경우 지원 범위나 수준까지 정해져야 하는 만큼 연구 진행 상황을 살피하겠다"고 덧붙였다.


외과학회 책임지도전문의 도입은 올해로 5년이 됐지만, 수련에 대한 성과보다는 불만이 쌓이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할 대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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