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전문의들, 약제 급여기준 '볼멘소리'
"대부분 고형암 전문가 심의, 현장과 괴리감" 지적…"혈액암委 신설" 주장
2023.01.30 11:25 댓글쓰기

항암제 요양급여 기준 설정 및 허가초과 항암요법 사용 승인 등 전문 평가를 담당하는 ‘암질환심의위원회’ 구성에 대한 현장 불만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 위원회에 참여하는 전문의사는 대부분 고형암 전문가로 약제 심의는 이들 의견으로 결정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혈액암 관련 약제들 급여 결정에 잘못된 선택이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의학계에 따르면 현재 암질환심의위원회는 의사협회, 병원협회, 의학회, 환자단체연합회, 보건경제정책학회 등 13개 단체에서 혈액종양 및 보건경제 분야 전문가를 추천받은 42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고형암과 혈액암 구분 없이 한자리에서 심의한다. 참석자는 '심평원 실무관계자, 고형암 전문의사 6~8명, 혈액암 전문의사 2명으로 구성된다. 


혈액암 전문의사는 배정인원이 적은데다 의료기관 내 업무 가중으로 참석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부분 고형암 전문의사가 회의를 주도, 약제에 대한 심의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대한혈액학회,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등은 “위원회에서 일부 고형암 전문의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의견을 내고 있다. 심지어 혈액암 전문의사의 의견을 틀리다고 피력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우려감을 피력했다.


고형암 전문의사들에 대해 “혈액암 환자를 거의 보지 않는 비전문가”라는 지적도 나왔다. 혈액암은 고형암에 비해 매우 작은 빈도로 발생하는 질환이면서도 다양한 종류를 가지기 때문에 전문의사가 아니고는 질환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고형암과는 달리 혈액암은 진행된 암일지라도 항암치료 및 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강력한 치료법으로 인해 완치가 가능한 질환들이 많다.


또 고형암 환자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혈구감소증이라는 질환 관련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생명이 잃거나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들은 최근 보건당국에 ‘심평원 실무자 + 혈액암 전문의사’로 구성된 혈액암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견서를 보낸지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심평원 "올해 말 10기 암질심 위원 구성 때 혈액암 전문의 참여 확대"


김성용 대한혈액학회 보험이사(건국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혈액질환을 보는 의사로 구성된 혈액암 또는 혈액질환 심의위원회'가 신설되면 무엇보다 혈액암 질환 특성에 맞는 약제 급여 심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형암과 같은 기준으로 천편일률적인 약제 심의를 하지 않게 돼 혈액암 환자들에게 훨씬 도움이 되는 보험급여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한정된 재원에 따라 임상적 유용성 등을 고려, 보험급여 우선순위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 암종 및 약제간 형평성 있는 심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은 암질심 회의에 대해서도 “암전문가를 비롯해 보건의료 전문가, 약학전문가, 식약처 위원 등으로 전체 위원을 구성하다”면서 “암전문가 중에서도 모든 암종 위원들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특정 암종만을 위한 위원회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최근 혈액암 심의 안건이 증가하고 있어 올해 말 10기 암질심 위원을 새로 구성할 때 암종별 현황을 고려해 혈액암 관련 위원 증원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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