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에 지어질 새 병원 건립을 둘러싼 중앙대학교 내부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교 교수협의회가 총장 연임 규탄 시위를 벌인데 이어 이번에는 병원 교수협의회까지 의료원장의 불신임을 거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앙대병원 교수협의회는 지난 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성덕 의료원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그간 김 의료원장이 임기 동안 일방적인 인사권 및 재정집행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계속 이의를 제기해왔으나 개선되지 않아 불신임을 묻기에 이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7일부터 3일간 시행된 불신임 투표는 79.2%의 투표율을 기록, 불신임 찬성이 77.2%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수협의회 측은 “김 의료원장은 본인의 학연에 의존한 타기관의 퇴임교수, 본인의 고교 후배 등을 해당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채용하거나 다수의 교수에게 비합리적인 규정을 적용하는 등 불공정한 인사 행정을 펼쳐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에 불거진 가장 큰 문제는 새 병원으로 구성원의 의견수렴 과정이나 동의 없이 무리한 일정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 측도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병원 건립으로 발생하는 부채에 대한 재정 부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대학 측이 명확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 교수협의회는 “광명병원 설립은 건립주체와 소요재원, 추진단, 시공사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본교 건축 부채조차 갚지 않고 있는 법인이 앞으로 추가될 빚을 갚을지도 확실치 않다”며 “건립에 따른 재정 부담이 병원의 임상교수와 직원 및 대학에게 가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달 교수협의회의 투표를 통한 불신임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김창수 총장의 연임이 결정되자 교수들은 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창수 총장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총장 연임 결정은 정관과 학칙에 따라 정당한 절차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병원 설립에 관해서도 병원 회계와 학교 회계가 구분돼 있으며 상환 계획이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현재 병원 설립으로 인한 소요 예산은 약 16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1080억원은 은행 차입금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개원 후 5년간은 병원 수입을 통해 매년 86억원의 부채를 상환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교수협의회 측은 이는 확실한 상환책이 아니며 빚이 누적될 경우의 해결책 등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병원은 아직까지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간 내부 인사 및 새 병원 건립 추진위원회 임명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던 병원 교수협의회까지 의료원장 불신임에 나서면서, 중앙대 측의 새 병원 설립은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