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기초의학 미래 기약은 사치일수도···
의대 졸업생 중 선택 1% 불과, '열악한 처우 개선·정부 지원 절실'
2018.12.27 07:0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우리나라 기초의학자들은 노벨상 얘기가 나오면 죄인 인양 고개를 숙인다. 세계 최고 의료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단 한 명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자괴감 때문이다.


지난 10월 일본이 생리의학상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축제 분위기였던 반면 우리나라는 이번에도 부러운 눈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이런 가운데 기초의학에 대한 교육과 연구,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탓에 앞으로의 발전과 성장을 도모하기에는 사실상 한계에 봉착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서울의대 기초의학교실 A교수는 우리나라 의학계는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뤘다"며 "의사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국내 임상의학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에 도약했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기초연구 의학자를 양성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A교수는 "정부가 연구자의 자율성에 맡기고 지원해야 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기초연구 육성에 대한 의지를 갖고 정부가 큰 방향은 설정하되, 연구자 스스로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표적으로 연구비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며 한 목소리를 낸다. 돈에 구애 받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뛰어난 인재들이 기초의학 연구에 몰려들고, 연구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 의대 졸업생 중 기초의학을 선택하는 비율은 1%에 불과하다. 15년 내 국내 기초의학자의 70%가 은퇴할 예정이며 이를 감안하면 현재 45세 미만 교수는 60명도 안 된다. 임상의사에 비해 기초의학자 처우가 열악하다는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의대 또 다른 기초의학교실 B교수는 "의대생들이 기초의학 전공을 망설이는 이유는 기초의학자 수입이 임상의사의 60~70% 수준인 게 결정적"이라며 "기초의학을 전공하는데 대한 매력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00%는 아니더라도 연구비에서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기초의학을 선택한 신진 연구자 비율은 0.1~1%로 극소수에 불과하므로 이들의 연구비라도 전액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연구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중견 연구자들도 지원에 목마르기는 마찬가지다. 수도권에 비해 연구 역량과 기반이 열악해 인력 이탈을 자주 겪는 지방 연구자일 수록 그렇다.


인제의대 기초의학교실 C교수는 "지역이 50억원 이상의 대규모 국책과제를 가져가는 경우는 손에 꼽는다"며 "설령 연구과제가 배정된다고 하더라도 우수한 연구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역량이 쌓이면 다 서울로 가버려 연구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해당 과목의 경우 수련을 통해 전문의가 되고 싶어도 갈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아 임상의학으로 돌아서는 경우도 다반사다.


C교수는 "기초의학 영역들이 늘어난다 해도 기초의학 전문가들이 실제 활동할 영역은 너무 협소하다"며 "기초의학 기피 현상은 의사인력 수급 불균형을 넘어 의학 교육의 기틀 마련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생명과학 연구와 임상의학 간 중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초의학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 분야 전공자가 의학교육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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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jilee 12.27 08:38
    외국처럼 연구자가 연구에 할당한 시간만큼 보인이 근무하는 기관의 시급을 계상하여 인건비를 가져가게 하여야 연구비에 대한 비리도 줄어들 것이고 연구의욕도 고취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처럼 연구자에 대한 경재적 보상이 미미하면 연구비를 받으려는 의욕을 저하싴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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