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씨 의전원 입학과 정의·공정···'전공의들 자괴감'
여한솔 대전협 회장 당선인 '부산대 결정 예의주시, 추가 행동 계획' 경고
2021.08.24 05:3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조국 前 법무부장관 조민씨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 재판에서 조씨의 ‘7대 스펙’이 모두 허위라는 재판부 판단이 나온 가운데 의사단체 중 전공의들이 가장 먼저 공개적인 목소리를 냈다.
 
23일 오후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제25대 회장 당선인은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조민 부정입학 관련 대한전공의협의회 당선인 당선인 기자회견’을 열고 "조 씨 입학을 취소하고, 부산대는 조사과정을 낱낱이 밝히"라고 촉구했다.

"만일 조 씨가 학위를 잃게 되면 보건복지부는 직권으로 그의 의사면허를 취소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예정된 부산대 결정에 따라 전공의들은 추가적인 공식 입장 발표 등 후속행동에 돌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11일 법원은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혐의에 대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 항소심에서 조 씨의 ‘7대 스펙’을 모두 허위로 판단했다.
 
사법부 판단이 나온 만큼 대학 규정에 따라 부산대가 조 씨 입학 취소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여 당선인의 주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 당선인은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을 거침없이 표명했다.
 
그는 “수많은 좌절을 맛보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치열하게 공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가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질 수 있는 의사로 거듭나기 위한 자격을 갖추게 된다”며 “입시제도에 있어 권력자의 힘을 빌리지 않고, 표창장을 받은 것처럼 위조하지 않으며,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합격하는 것이 바로 공정이며 정의”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 내용을 가져오지 않을 수 없다”며 “조 전 장관처럼 딸의 대학 입학을 위해 총장 표창장을 위조하거나 허위 스펙을 만드는 건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1만4천여 명의 전공의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련병원을 지키며 아픈 환자들과 함께 하며 치료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중 그 어느 곳보다도 철저히 윤리를 갖춰야 하는 생사(生死)의 현장에서 조 씨가 전공의 자격으로 진료 현장에 나섰을 때, 환자들이 느끼는 불신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부산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부산대 결정에 따라 전공의들은 추가적인 입장 표명 등을 할 계획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당한 결과 나오면 의협 조치 취해야 하고 현재 한일병원 전공의들과도 접촉 진행”
 
정 교수에 대한 2심 판결 직후 즉각 입장을 표명한 배경에 대해 여 당선인은 “신임 당선인이 된 직후 사법부 판단이 나왔는데, 전공의 사회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빠르게 행동에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종주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의 공동 입장을 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여 회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한 대전협 회원 여론은 이미 여러 차례 의협에 전달했다. 의협도 이 사안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지만, 아직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부산대 결정에 따라 의사들을 대표하는 의협 역시 마땅한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조 씨가 근무하고 있는 한일병원 소속 의사들 여론도 포함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한재민 현 회장이 접촉하고 있는데, 개인이 특정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럽다”며 “확실한건 한일병원 소속 전공의뿐만 아니라 많은 전공의들이 이 사안에 대해 동일한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의대‧의전원 입시 선발 과정에서 비리 및 문서 위조 등의 범죄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사태 외에도 의료계에서 암암리에 벌어지는 비리가 있다면 대전협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 씨는 지난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한 뒤 지난 1월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 현재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일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받고 있다.
 
부산대 공관위는 조 씨가 입학과정에서 제출한 서류 등에 대해 지난 4월 22일부터 4개월 가까이 입시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벌여왔다.
 
공관위는 조사 결과와 이에 따른 후속 조치를 오는 24일 발표할 방침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여 당선인은 대전협 제 25기 당선인 선거에서 지난 13일 당신인으로 확정됐다. 임기는 오는 9월 1일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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