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대열 합류한 의대생들···성공 스토리 관심
원격진료부터 치매·헬스케어 플랫폼까지 앱 개발 열풍
2021.10.19 05:2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의대생 사이에서 부는 ‘창업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안철수 안랩 전 대표,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 등 의사가 창업을 하는 사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학부생 때부터 창업 전선에 몸을 던진 ‘의대생’이 등장하고 있다. 
 
안정적인 길을 포기한 채 기어이 가시밭길을 선택한 그들을 보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뚝심 하나로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 장지호 학생이 대표적이다. 그는 우리나라 원격진료 플랫폼 중 가장 주목받는 서비스 ‘닥터나우’를 창업한 대표이기도 하다. 
 
닥터나우는 진료에서 처방전, 약배달까지 원격진료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최근 구글 플레이스토어 전체 앱(애플리케이션) 인기 순위 4위에 오르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MAU(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이용자 수)는 10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 민간 의료 앱 중 가히 독보적인 입지에 올라섰다.장 대표는 어릴 적부터 원격진료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 
 
고등학생 시절 의료봉사센터에서 봉사를 해오던 그는 그곳에서 병원에 방문할 수 없는 노숙인과 장애인을 위해 직접 약 배달을 했다. 
 
이러한 활동은 장 대표가 원격진료의 필요성을 새기는 결정적인 경험이 됐다.
 
장 대표는 의대 진학 면접을 볼 때도 ‘앞으로 원격진료를 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원격진료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필수서비스’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그는 학부생 시절 디자인과 프로그래밍 수업을 청강하며 본격적으로 창업을 꿈꾸기 시작했고 뜻이 맞는 친구 3명과 함께 2019년 11월 닥터나우를 창업했다. 
 
원격진료에 우려가 많은 요즘 마음고생도 적잖게 하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은 그는 “닥터나우가 의사와 환자 사이에 있는 장벽을 극복하게 해줄 것”을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모든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의료플랫폼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치매, 기술로 해결하고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고명진 학생도 의대생 창업 대표 주자다. 그는 치매 예방과 조기진단을 위한 앱 기반 디지털 테라피를 개발하는 ‘실비아헬스’를 개발했다.
 
비대면 치매 선별 검사와 맞춤형 인지건강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앱을 기반으로 치매 발병 위험도를 평가하고, 데이터로 노인성 질환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있다.
 
현재 사용자 눈높이와 취향에 맞는 치매 예방 및 치료 콘텐츠를 개발하고 병원과 임상연구를 진행해 의학적 효능을 고루 갖춘 디지털 테라피로 발전해가고 있다.
 
“문제 의식 공감하고 함께 해결코자 하는 동료 매우 중요” 
 
고 대표가 창업을 하게 된 것은 ‘우연히’였다. 어릴 때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라온 고 대표는 “자연스럽게 갖게 된 노인 문제가 창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평소 봉사활동을 하며 홀로 사는 어르신을 많이 접했고, 그들이 치매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를 기술로 해결하고 싶다”는 목표 갖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2주마다 치러지는 시험공부를 하면서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봉사를 하고 싶어도 수업 시간이 겹쳐 참여하지 못하는 일도 많았다.
 
그러던 그는 문득 어르신에게 전화를 드리는 ‘전화 기반 의료 봉사’가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작은 생각에서 2020년 7월 실비아헬스가 탄생하게 됐다.
 
실비아헬스는 지난 5월 모바일 앱과 기관용 플랫폼 출시해 현재 노인 공공기관 4곳에서 솔루션을 보급했다. 
 
최근 어르신 사용 후기가 좋아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는 공공기관 10곳에 솔루션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실비아헬스지만 그리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고 대표는 “창업은 그야말로 전쟁터”라며 그동안 겪어온 수난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앱을 실질적으로 사용해줄 수많은 공공기관을 찾아다녔지만 퇴짜를 맞는 일이 허다했고, 뜻이 맞는 팀원을 모아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고 대표는 특히 “뜻을 함께하는 동료를 찾는 일이 정말 어려웠다”며 “문제 의식을 함께 공감하고 해결 하려는 동료를 찾는 일이 창업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창업 목표엔 환자를 위한 ‘의료’
 
장 대표는 “닥터나우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폐업을 고려하던 상가와 동네 약국들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장 대표는 특히 “지금 하고 있는 사업도 궁극적으로는 환자를 위한 의료라고 생각한다”며 “인간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같은 사명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고 대표도 향후 사회에 다양한 도움을 주는 ‘케어 애프트 케어’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특히 그는 “헬스케어 전달 방식을 혁신하고 고령화 사회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고 대표는 이어 “스타트업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기존 문제를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며 “진심으로 해결 하고 싶은 문제가 있고 이를 함께 해결해 나갈 동료가 있다면 도전해도 좋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창업의 시작은 소소하지만 세상을 밝히는 아이디어, 그리고 실천에 있다”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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