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병동 진료 장기화→전공의 수련 질(質) '저하'
대전협, 내과 전공의 설문조사···'다양한 임상경험 기회와 교육시간 감소 발생'
2021.10.19 05:3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다양한 임상경험 기회가 감소하는 등 수련교육의 질이 저하돼, 전공의 수련 근무요건에 따른 처우개선 및 보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추가적인 인력과 인프라 확보 없이 만들어진 코로나19 병상에 기존 전공의들이 투입되며, 업무 가중에 따라 수련교육 계획에 변동이 생기고 수련교육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여한솔)는 코로나19 전담병동 운영에 따른 수련환경 및 전공의 과로 실태 파악을 위해 전국 수련병원의 내과 전공의 125명을 대상으로 'COVID-19 병상 운영 관련 내과 전공의 실태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중 56.1%는 코로나19 병상 운영으로 인해 전공의 수련교육 계획에 변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2%, ‘아니오’는 22%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98.4%가 수련병원이 코로나19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코로나 병동의 경우 88.8%가 중환자실로 운영되고 있었다.
 
코로나19 병상 운영으로 인해 전공의가 느끼는 수련환경 변화(복수 응답 가능)는 ▲수련교육의 질 저하(89.9%, 62명)가 가장 컸으며, ▲근무 시간 증가(71%, 49명)가 뒤이었다. 반면, 수련교육의 질이 향상됐다는 의견도 7.2%(5명) 있었다.
 
수련교육의 질 저하는 구체적으로 ‘다양한 임상경험 기회가 감소했다’(97.1%, 67명)와, ‘교육 시간이 감소했다’(56.5%, 39명)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외래 참관일 수 감소 ▲술기 시행 기회 감소 ▲혐진 참관 및 시행 감소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코로나19 병동 진료가 전공의 수련 교육에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37.4%)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전혀 도움이 안 된다(25.2%) ▲보통이다(21.1%) ▲약간 도움이 된다(14.6%)가 뒤이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A씨는 “애초에 전공의 수련향상을 위해 만든 병동이 아니고,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보며 배우는 것 이상으로 배울 수 잇는 내용이 없다”며 “레벨D 방호복을 입는 법을 실습해볼 수 있다는 것 외 다른 이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병동 근무를 전공의 교육과 연계하고자 하는 시도 자체가 전공의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팬데믹 상황이기에 전공의 인력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수련기회 감소 및 열악한 근무요건에 대한 처우개선, 충분한 보상을 지급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대응 ‘전공의’ 핵심인력인데…‘수당’ 지급 13% 그쳐
 
심지어, 전공의들은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인력으로 근무하는 한편 이에 대한 별도의 수당을 받는 전공의는 10%대에 그쳤다.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병상 운영과 관련해 참여하는 의사 직군(복수응답 가능)은 전공의(93.5%, 115명)와 교수(92.7%, 114명)가 가장 많았으며, 전임의(46.3%, 57명), 인턴(2.4%, 3명) 등이 뒤이었다.
 
하지만 야간에 코로나19 환자 병상을 관리하는 의사 직군은 전공의가 95.1%(117명)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교수는 26.8%(33명), 전임의는 18.7%(23명)에 그쳐 업무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야간 당직 시간에 코로나19 병상을 담당하는 당직의는 코로나19 환자만 전담하느냐는 질문에 25.2%는 그렇지 않고 타 병동과 같이 담당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코로나19 병상 운영 이후 가중된 업무부담에 대한 추가수당이나 위험수당을 받고 있는 전문의는 소수에 그쳤다.
 
코로나19 병상 담당에 따른 전공의 추가 수당 혹은 위험수당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라는 대답이 72.4%로 가장 많았으며, ▲모른다 13.8% ▲수당이 지급된다는 13.8%로 나타났다.
 
추가적인 인력 확보 없이 코로나19 전담병상 운영에 전공의들이 투입되자 기존 업무가 지연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공의들은 ‘기존 환자들의 콜 대응이 늦어진다’, ‘당직 중 고연차가 코로나19 병동으로 들어가게 되면 일반환자들 응급상황 시 대응이 어렵다. 한번 들어가면 시간이 오래 걸려 다른 당직자에 업무 로딩이 가중된다’, ‘코로나19 병동이 다른 건물에 있어 기존 환자들 응급상황 시 대처가 어렵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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