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3년제 효과 보는 '내과'···인기과 부상 '응급의학과'
2022년 전반기 레지던트 지원 분석, 젊은의사들 새로운 '진로 선택' 양상
2021.12.09 07:0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임수민 기자] 초미의 관심 속에 진행된 2022년 레지던트 모집이 8일 최종 마감됐다. 전통 강호인 정형외과에 폭발적 관심이 쏠렸고, 응급의학과는 안정적인 충원율을 보였다.
 
8일 데일리메디가 2022년 전반기 레지던트 모집결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는 정형외과 강세가 가장 크게 눈에 띄었다. 정형외과 인기는 올해 더욱 확연했다.

서울대병원은 8명 정원에 13명이 지원하며 1.63: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급여 진료 위주 인기과인 피부과(1.33:1), 안과(2.:1), 성형외과(1.25:1)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현황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도 16명 모집에 26명이 지원하면서 1.81: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안과(2.5:1)에는 못 미쳤지만 피부과(1.5:1), 성형외과(1.86:1)와 비교해도 크게 아쉽지 않은 결과란 평가다.
 
세브란스병원에서도 정형외과는 초과 경쟁률을 보였다. 6명 모집에 8명이 지원하면서 1.22: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른 주요 인기과의 성적은 피부과(1.5:1), 안과(1:1), 성형외과(2.5:1) 등이었다.  
 
서울아산병원에선 4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하면서 모집 정원과 지원자 수가 같았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다른 전통적인 인기과가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럼에도 정형외과는 여전히 선전가도를 달렸다. 성형외과(2.33:1), 재활의학과(2:1)에는 다소 못미쳤지만 안과(1.67:1), 영상의학과(1.6:1) 등 다른 인기과와는 비슷한 인기도를 보였다.
 
빅5 병원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삼성서울병원에서도 정형외과는 다섯 손가락에 꼽는 경쟁률을 보였다. 4명 정원에 6명이 지원하면서 1.5: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소 지원자가 부족한 지방 소재 주요 대학병원에서도 정형외과는 유독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강릉아산병원(2:1), 한림대춘천성심병원(2:1), 전북대병원(2.67:1), 전남대병원(2.8:1), 부산의료원(5:1), 동국대경주병원(2:1) 등 많은 전공의들이 탈락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원서를 제출했다.
 
정형외과 강세 이유는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사태에서도 개원가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정형외과는 2020년 1분기 대비 진료매출 12.8%가 증가했다. 소청과(-21.4%), 이비인후과(-22.1%), 가정의학과(-7.7%) 등이 크게 흔들린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 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예비 전공의들은 개원가 상황에 민감하다. 장기적 모습보다 단기적 호황세를 바탕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측면이 있다. 올해 모집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응급의학과, 지방‧공공병원도 대부분 충원
 
응급의학과 역시 대부분의 병원에서 충원에 성공하며 인기과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아산병원(6명 모집)과 서울대병원(7명 모집), 삼성서울병원(4명 모집)은 모두 1.00:1의 경쟁률로 충원에 성공했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5명 모집에 6명이 지원해 1.20:1의 경쟁률로 모집을 마감했다.
 
빅5 병원 중 유일하게 가톨릭중앙의료원이 12명 모집에 6명 지원으로 경쟁률 0.5:1을 보이며 충원에 실패했다.
 
수도권 대학병원 역시 대부분 응급의학과 정원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고대의료원,  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인하대병원, 길병원 등 모두 호성적을 거뒀다.
 
국립대병원 또한 부산대병원, 영남대병원,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경북대병원 등이 지원자와 정원이 정확히 일치했다.
 
다만, 양산부산대병원과 제주대병원은 충원에 실패해 0.50 경쟁률을 나타냈으며, 경상대병원은 2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전공의 지원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병원과 공공병원 역시 응급의학과는 탄탄한 인기를 증명했다. 
 
건양대병원, 명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아주대병원 등은 전체 전공의 충원에는 실패했지만 응급의학과는 경쟁률이 1.00을 넘어섰다.
 
대구파티마병원과 순천향대천안병원, 조선대병원, 차의과대학 분당‧구미차병원, 한림대성심병원, 한양대병원, 중앙대병원, 울산대병원, 인제대부산백병원 등도 무난히 정원을 채웠다.
 
하지만 일산백병원은 3명 모집에 1명, 대구가톨릭병원은 2명 모집에 1명이 지원하며 충원에 실패했다.

수련 3년제 안착 효과, 1년 전과 대비 전국적으로 내과 ‘강세’
 
내과 강세도 관심을 끌었다. 필수의료인 내외산소 중 유일하게 전공의들의 많은 선택을 받은 과가 됐다. 특히 빅5 병원에서 그 위세가 두드러졌다. 1년 전 미진한 성적을 거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서울대병원은 27명 정원 중에 무려 37명이 몰렸다. 서울아산병원도 25명을 모집하는데 35명이 지원서를 내면서 1.4:1이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빅5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삼성서울병원은 22명 정원에 42명이 지원하면서 2명 중 1명은 탈락하게 됐다. 
 
일부 지방병원은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강원대병원은 내과 전공의 5명의 자리를 비워뒀지만, 단 한 자리도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주요 대형병원들 가운데서 내과 지원자가 급증한 것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전언이다.
 
내과는 3년제 전환에 따른 인력부족 우려감이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시니어 교수까지 당직을 서면서 과도기를 보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3년제 전환이 안착되면서 내과 지원률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향후 내과가 가진 유인책이 마땅찮다는 시각도 있다.
 
대한내과학회 정기석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내과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진 않았다”며 “감염내과의 경우 업무과중이 심각했으며, 호흡기내과의 경우 환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내과 진료매출은 전년대비 6.4%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중에서 매출이 크게 늘지도, 그렇다고 급감하지 않은 평이한 성적이었다.
 
전체 요양급여비용은 21개 표시과목 중 재활의학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8075억원 이었다.

박정연·임수민 기자 (mut@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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