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평가 등 '정책 주도권 패러다임' 변화 촉각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병협 위탁 중단하고 사단법인 설립 추진···가능성 '불투명'
2022.04.28 05:4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양질의 수련환경 제공을 기치로 활동 중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법인화를 통한 위상 강화를 추진한다.
 
수련병원협의회의 사단법인화가 이뤄질 경우 현재 대한병원협회에 위탁 운영 중인 전공의 수련환경평가 업무 주체가 바뀔 수도 있는 만큼 유관단체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27일 병원계에 따르면 대한수련병원협의회(회장 정승용, 보라매병원장)는 최근 보건복지부에 사단법인 설립 인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체계화 구축사업 등 보건복지부와 함께 사업을 진행할 경우 법인격 취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다.
 
단순한 수련병원 간 정보 교류 플랫폼 기능을 넘어 전공의 수련교육 제도 개선과 수련정책 및 사업 수행의 주축이 되기 위해 법정단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사실 수련병원협의회의 사단법인화는 이미 지난해 6월 정기총회에서 의결된 바 있다. 이후 발기인을 모집하는 등 후속작업을 통해 최근 모든 자격을 갖추고 복지부의 문을 두드렸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전국 수련병원들이 정보 공유를 통해 양질의 수련교육 제공과 적정 수련환경을 만들어 의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7년 12월 설립된 단체다.
 
전국 수련병원 214개 중 142곳이 가입해 있다. 김홍주 초대회장(前 백중앙의료원장)과 제2대 신응진 회장(순천향대 부천병원장)에 이어 지난해부터 제3대 정승용 회장이 이끌고 있다.
 
협의회는 법인화를 통해 전공의 수련과 관련한 각종 정책, 제도, 연구, 사업 등을 주도하는 한편 단체 위상 강화까지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협의회의 사단법인 인가는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대한병원협회 산하 특별병원회로 편제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금까지 병협 산하단체 중 법인화 인가를 받은 곳은 전무하다.
 
실제 대한중소병원협회가 수 차례 사단법인 전환을 추진했지만 신청서 접수조차 하지 못한 채 번번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복지부의 사단법인 인가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대한병원협회가 산하 단체들의 법인화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임의단체 자격으로는 정책을 논의하고 의견을 개진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법인화를 통해 정부와의 협상 자격을 얻고자 하지만 상위단체인 병협은 그러한 상황을 탐탁해 하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복지부가 병원계 유관단체들의 사단법인 인가 신청이 들어올 때마다 병협 의견을 수렴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반대입장을 개진할 공산이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병원계 지역과 직능을 아우르는 대표단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법인화는 불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수련병원 평가와 전공의 배정 권한이 부여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위탁 운영 중인 병협으로서는 자칫 주도권 이양 위험이 있는 만큼 수련병원협의회 법인화에 동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역시 신중론을 견지하는 모습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련병원협의회로부터 법인화 인가 신청을 받고 검토 중이기는 하지만 여러 제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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