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 유통 거성(巨星)들이 잇따라 생을 마감했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유통업계 1세대 경영자인 복산나이스 엄상주 명예회장이 지난달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6세.
엄상주 복산나이스 명예회장은 지난 1927년 경남 하동군에서 태어나 부산 국제시장에서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약품 배달을 시작하고 25년 만인 1952년에 복산약품을 설립했다.
약업계 대표적 기업인으로 공로를 인정받아 1972년 모범납세자표창과 새마을운동공로 표창, 1973년 석탑산업훈장, 1992년 대통령 표창, 2000년 보건의날 국민포장 등을 수상하기도했다.
특히 힘들었던 시절 받았던 도움을 복기해 여강 엄상주 복지회를 만들어 기부 활동을 이어왔고, 2020년에는 1억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소사이어티’에 하동군 제1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러한 소신 아래 고향 하동군 사랑의 보금자리 제공사업, 휠체어 길이 있는 나눔의 숲 조성, 사랑의 다리, 어려운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 등 다양한 분야에 후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섬진강 사랑의 집'엔 장애인을 위한 물리치료장비, 차량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등 애틋한 고향사랑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했다.
엄 명예회장이 전액 지원해 2022년 조성한 '여강 동산'은 하동 명소가 된 정동원길과 우주총동원카페 주변으로 1만주가 넘는 수국과 야생화를 심어 꽃동산이자 힐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복산나이스는 지난해 매출 1조를 달성하고 3세대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유통일원화 제도 시행 등 업계 발전 공로
삼원약품 설립자이자 의약품 유통 창업세대 추기엽 회장이 지난 7월 4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추기엽 회장은 지난 1947년에 부산에 삼원약품을 설립해 의약품 유통 창업 세대로, 의약품 유통일원화 제도 시행에 큰 기여를 하면서 의약품 유통질서 마련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8년 동래구 안락동에서 금사동으로 연건평 1750평 규모, 1~2층은 최첨단 물류센터 및 의약품보관, 3층은 3자물류를 위한 물류창고, 4층은 전 부서가 함께 하는 업무시설을 완비했다.
이에 대해 추기엽 회장은 "모든 고객에게 최고의 의약품과 신뢰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라며 "이것은 저의 생애의 최고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추기엽 회장은 1993년부터 의약품 유통일원화 정책의 당위성을 각계에 적극 건의해왔다. 그 결과 지난 1994년 종합병원 유통일원화제도가 약사법령으로 최초 시행하게 됐다.
실제로 의약품 유통일원화 제도로 인해 의약품유통업체들은 보다 안정적으로 병의원에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제약과 의약품유통업체들 간 기능을 확실하게 정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외에도 추기엽 회장은 부산 서부산유통단지 유치, 의약품유통업체 관련 법령 정부에 적극적으로건의하는 등 의약품 유통업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추기엽 회장은 의약품유통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끊임없이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등 나눔문화에도 적극 동참하는 등 봉사활동을 몸소 실천하는 기업인으로 존경받았다.
이 같은 노력으로 추기엽 회장은 지난 1996년 보건의 날 대통령 표창, 2003년 보건의 날 국민훈장 석류장, 2006년 부산상공회의소로부터 부산산업봉사 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