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난색…"제네릭=복제약 아니다"
보건복지부, 전문용어 표준화 추진…"의미 왜곡될 소지 다분"
2022.10.26 05:32 댓글쓰기

보건복지부가 보건복지 분야 전문용어 표준화 추진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제약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문제 소지가 있는 용어는 제네릭이다. 복지부는 이를 복제약으로 표준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어려운 한자어나 영어로 사용되고 있는 보건복지분야 용어를 국민들이 사용하기 쉬운 용어로 바꾸기 위해 ‘보건복지분야 전문용어 표준화’를 입안 예고했다.


표준화 하려는 용어는 총 12개다. ▲CT, 시티, 씨티→컴퓨터 단층 촬영 ▲MRI, 엠알아이→자기 공명 영상 ▲경구투여약→먹는 약 ▲객담→가래 ▲예후→경과 ▲수진자/수검자→진료받는 사람/검사받는 사람 ▲케어코디네이터→돌봄 관리자 ▲자동제세동기→자동 심장 충격기 ▲제네릭→복제약 ▲모바일 헬스케어→원격 건강 관리 ▲홈닥터→가정 주치의 ▲요보호아동→보호가 필요한 아동 등이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이해하기 쉬운 말로 바꾸는 것에는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며, 대다수 단어들은 종전 용어를 새롭게 바꿔도 오해나 오인 소지가 없다.


하지만 제네릭과 복제약은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에서 제약업계는 용어 변경 추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복제약’은 현행 법률에 반영된 공식용어가 아니며, 어떠한 의약품을 똑같이 베낀 약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논리는 이렇다. 제네릭은 국가에서 정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통해 최초 개발된 의약품의 주성분과 약효, 안전성 등이 동등함을 인정받은 의약품이지, 최초 개발 의약품을 그대로 베낀 의약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제네릭과 복제약은 실질적으로 그 의미와 성격이 상이해 용어가 변경될 경우 말이 통용되는 과정에서 의미가 왜곡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제약바이오협회는 2013년 오리지널의 짝퉁약이라는 인식을 가진 제네릭을 변경하기 위해 공모전을 시행하기도 했다. 당시 채택된 용어는 '특허만료의약품'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업계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용어가 되지는 못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경우 제네릭 용어 사용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후발의약품'이라는 용어를 채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을 복제약으로 변경토록 시도하는 것은 국민들이 친숙하도록 전문용어를 쉬운 말로 바꾸겠다는 취지의 이번 고시에 반영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고시 제정안에 대한 행정예고는 내달 14일까지 진행되며, 별다른 의견 제시가 없을 경우 고시된 날부터 바로 시행된다.


용어 변경이 확정되면 복지부는 2023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매 3년이 되는 시점마다 그 타당성을 검토하고, 개선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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