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바이오벤처 셀리드가 오미크론 변이 대응 부스터샷용 백신의 1‧2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주목할 점은 부스터샷 전용 백신을 ‘별도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백신 개발이 더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셀리드 측은 "개발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해명했다.
12일 셀리드는 "오미크론 변이 전용 바이러스 벡터(운반체) 기반 코로나19 백신 ‘AdCLD-COV19-1OMI’의 임상 1‧2상 시험계획(IND)을 식약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1‧2상은 상용화된 화이자 백신 또는 모더나 백신을 접종 완료한 뒤 24~48주 경과한 성인을 대상으로 오미크론용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방식이다.
1상에서는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여기서 안전성이 입증되면 2상에서는 코로나19 병력이 없는 대상자 240명과 병력이 있는 대상자 120명 등 총 360명에게 오미크론용 백신을 추가 접종해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확인한다.
특이한 점은 기존 개발 중이던 백신을 활용하는 대신 오미크론용 별도 제품을 개발 중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4월 품목 허가를 신청하는 등 국내 개발사 중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현재 기존 백신을 오미크론용으로 활용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오미크론용 백신을 별도 제품으로 개발하는 것은 변이에 확실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개발에 드는 시간이 이중으로 필요하다는 단점도 있다.
게다가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회사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제외하면 뚜렷한 성과를 드러낸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개발이 더 늦어지는 모양새를 보일 경우 자칫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날 시장에서 셀리드의 개발 지연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주가 종목 토론방 등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1‧2상이면 3상은 언제 하느냐”, “코로나가 잊혀질 때쯤 백신이 나올 것 같다”는 등 비관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임상이 이미 한 차례 지연된 까닭에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셀리드는 지난해 6월 개발 중이던 ‘AdCLD-CoV19’의 벡터를 변경한 ‘AdCLD-CoV19-1’의 임상 1/2a상을 추가 신청해 임상 일정이 다소 늦어진 바 있다. 현재 해당 백신은 2b상에 진입한 상황이다.
부정적인 분위기는 주가에서도 감지됐다. 이날 셀리드 주가는 하루 만에 7.27%(1650원) 하락하면서 2만1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셀리드 측은 오미크론 전용 부스터샷 백신을 따로 개발하는 이유가 오히려 속도를 내기 위한 ‘투 트랙’(two track) 전략이라고 항변했다.
셀리드 관계자는 “오미크론용 백신을 개발하는 이유 중 하나가 ‘속도’ 때문”이라며 “현재 국내 2b상은 각 병원 심사를 통과해 투약을 대기 중이다. 글로벌 임상 진행을 위해서는 해외 기관과도 속도를 맞춰야 해서 기다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미크론 백신은 국내 임상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개발 백신은 최초 접종용으로 미접종자 대상인 만큼 국내‧외 참가자를 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오미크론 백신은 부스터샷 용으로 화이자‧모더나 등 국내에서 주류를 이뤘던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참가자 모집이 훨씬 쉬운 편이다. 회사에서는 기존 개발 백신보다 더 빠르게 개발될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